“사진속 전사자, 내 아들 닮아…”

1950년 7월 ‘인디애나폴리스 뉴스’에 6.25 보도
임인식 종군기자의 사진 한 장에 미 전역 눈물

김인규 기자 승인 2022.06.24 11:19 의견 0
‘인디애나폴리스 뉴스 신문’ 1950년 7월 12일자 1면과 임인식 씨가 심슨 여사로부터 받은 편지. 원내사진은 1950년 당시에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임인식 중위.

손이 철사줄로 뒤로 묶인 채 북한군에게 사살 당한 한 장의 미군 사진이 미국을 울렸다.
이 사진은 1950년 7월10일 경기도 안성 부근에서 임인식 종군 사진기자에 의해 촬영돼 AP통신에 넘겨진 후 7월12일자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신문 1면 톱기사로 소개되면서 미국에 알려졌다. 당시 이 사진으로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알게 됐다.
신문에 실린 이 사진을 보고 어네스트 E. 심슨 여사는 희생된 병사가 자신의 아들과 닮았다며 임인식 씨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의 내용에는 “아들의 마지막 소식을 들은 것은 7월10일이었다. 이 사진은 7월12일에 보도됐는데 뒷모습이 어찌나 내 아들과 닮았는지 나는 이 사진을 보고 울었습니다. 당시 전후 사정이나 사진을 찍었을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는 어머니의 애타는 심정이 담겨 있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임인식(1920-1998년) 중위는 당시 국방부에서 전쟁 상황을 기록하는 임무를 맡은 사진대 대장이었다. 그는 총 대신 카메라를 들고 참혹했던 한국전쟁의 현장을 촬영했고 전쟁 중 총 2만5천 장에 달하는 사진을 찍어 지금은 6.25 전쟁의 참혹하고 처절한 전쟁을 알려주는 귀한 자료로 남아있다.
고 임인식 종군기자의 사진은 6.25 발발 72주년을 맞아 워싱턴에서 공개된다.

임 중위의 아들인 임성환 워싱턴한인무역협회 회장은 “벌써 6.25 전쟁이 발발한 지 72년이 나 됐다. 아버지가 남기신 6.25전쟁의 사진을 보면서 젊은 세대들이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바로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 사진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면서 “예전에는 아버님이 찍은 6.25전쟁 사진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젊은 세대들이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인식 종군기자의 6.25전쟁 사진전’은 24일(금) 오전 11시-오후 5시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소재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다. 문의 (703)795-2333

<워싱턴 한국일보 윤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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