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전후 26-1일 1달러 기부운동이 이룬 기적

김인규 기자 승인 2021.08.16 19:04 의견 0

9.11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1년 11월16일 캐나다 공사, 외무부 대변인,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외무부 외교정책실장, 주베트남대사, 외교안보연구원 부원장 등을 지낸 조원일(당시 56세)씨가 제19대 뉴욕총영사로 현지 부임했다.

조 총영사는 2004년 5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 유럽재단’(ASEF) 이사회에서 4년 임기의 차기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조 총영사는 이임을 앞두고 2004년 10월 뉴욕한인회장의 자택에서 열린 송별 모임에서 일부 단체장과 미주 한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조 총영사는 이전에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나 역대 어느 총영사보다 뉴욕 뉴저지 한인사회에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고 나는 평가한다.

나는 스페인 연수, 브라질 상파울루 특파원, 뉴욕 시카고 덴버 등지에서의 미주 한국일보 지사장을 지내는 동안 많은 외교관들을 보아왔지만 조원일 총영사만큼 눈에 띄는 실적을 만든 이는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나는 조원일 총영사가 신임 인사차 뉴욕 한국일보를 들렀을 때와 한인 행사 등에서 두어번 만난 적은 있으나 이는 업무상의 조우였을 뿐 개인적 친분을 쌓을 만큼은 아니었다.

실제로 조 총영사는 나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리라 추측한다. 그럼에도 내가 그를 높이 평가하고자 하는 이유는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이라는 한인 2세 전문인 봉사단체를 태동시켰기 때문이다.

KACF는 미주 한인사회를 개선하고 한인들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비영리단체로 2002년 설립됐다. 이 단체는 전문직 2세 한인들의 자발적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마련된 기금으로 뉴욕 뉴저지 한인 비영리 단체들을 후원하고 있다.

KACF는 가장 최근인 2020년 9월23일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개최한 연례 만찬 행사에서 뉴욕 뉴저지 일원 10개 기관에 사상 최대인 100만달러를 지원했다.

이들 기관은 ▲AWCA ▲버겐 발런티어 메디컬 이니셔티브 ▲CAAAV 오거나이징 아시안 커뮤니티스 ▲차이니즈아메리칸 플래닝 카운슬 ▲커뮤니티즈 레지스트 ▲CMP ▲커뮤니티 인클루션 앤 디벨롭먼트 얼라이언스 ▲뉴욕가정상담소 ▲뉴욕한인봉사센터(KCS) ▲르네상스 이코노믹 디벨롭먼트 코퍼레이션 등이었다.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봉사단체인 KACF는 조원일 뉴욕총영사가 아이디어를 내고 열정을 갖고 추진한 ‘1일 1달러 기부’ 운동이 시작이었다.

2002년 가을, 조원일 뉴욕총영사는 한인 1.5세와 2세 전문직 종사자들을 초청,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중심이 된 한인 자선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조원일 총영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하에 몇몇 한인 전문직 젊은이들이 그해 12월 ‘한인커뮤니티재단’이라는 이름으로 비영리 재단을 설립했다.

본격적인 활동은 2003년 ‘1일 1달러 기부’ 캠페인을 벌이면서 출발했다. 매일 사서 마시던 커피값을 기부하고 친구들에게 취지를 알리고 기금을 모았다.

당시 뉴욕한국일보도 이 취지에 공감,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기사화하며 나름대로 도움을 주었다.

첫해 모금한 기금은 6만 달러였다. KACF는 이를 뉴욕밀알장애인선교단, 가정문제연구소, 뉴욕가정상담소, 뉴욕한인봉사센터(KCS), 무지개의 집 등 5곳에 전달했다.

그러나 초창기에는 상당수 한인 단체들이 KACF의 활동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지원 신청을 잘 하려 들지 않았다.

20~30대 젊은 한인들로 구성된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는다는 게 어른 단체로서 창피스럽다는 생각이 깔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초기, 크지 않았던 기금 모금 규모는 2006년 마련한 대연회가 성공하면서 도약했다. 당시 연회에 참석한 인원은 750명. 이들이 이날 기부한 자선기금은 50만 달러였다.

KACF는 또 기금 모금 방식도 종래 어른 단체들의 그것과 크게 차이나는 신선함을 과시했다. 당시까지 한인 단체들의 기금모금은 주최측이 연회장에 마련한 만찬의 티켓을 팔아 생기는 수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KACF는 회원들이 가진 소장품, 혹은 건전한 데이트 기회 등을 경매에 부치는 방식으로 보다 흥미있고 수익이 큰 기금을 모아갔다.

이후 단체의 활동 상황과 이름이 알려지면서 기금 모금 규모도 급성장했다.

KACF가 거액을 모금할 수 있었던 비결은 네트워크에 있다. 주류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회원들이 소속 회사들을 후원자로 끌어들이는 바람에 모금 규모가 점차 커진 것이었다.

사실 ‘1일 1달러 기부’ 운동이 출범하기 전까지 뉴욕 뉴저지 한인 전문직 젊은이들은 조직화가 되어 있지 않았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소수 전문직 한인들이 끼리끼리 모임을 갖는 경우는 있었지만 시스팀상으로 횡적 네트워크는 형성되지 않고 있었다.

이민 1세대들은 언론, 특히 한국어 신문들을 통해 한인사회와 끊임없이 소통, 나름대로 횡적 유대나 단합이 가능했다. 그러나 한인 2세들은 대부분 미국 주류 언론만 구독하고 한인 단체와의 접촉도 없어 한인사회와는 단절된 상태였다.

이같은 이유로 뜻있는 기성세대 한인들은 2, 3세들이 한인 커뮤니티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고 소통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은 했지만 실행에 옮기거나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원일 총영사가 ‘1일 1달러 기부’ 운동을 통해 한인 젊은이 특히 전문직 종사자들을 네트워크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조원일 총영사의 아이디어와 적극 지원도 높이 평가할만 하지만 초대 회장을 지낸 황성철 변호사와 쌍둥이 동생도 칭찬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어떤 조직이든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초기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직이 비록 출범했다 하더라도 초기 착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조직은 오래 버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황성철 쌍둥이 형제는 단체 운영에 모든 열과 성의를 다해 KACF가 지금처럼 탄탄한 봉사단체로 거듭나는 토대를 마련했다 할 수 있다.

물론 KACF가 오늘날과 같은 빛나는 업적을 이룬데는 황 회장 형제 외에도 초창기 회원을 비롯한 역대 회원들의 희생과 봉사가 뒷받침된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KACF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한편 KACF는 2019년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지부까지 설립했다.

<다음은 한인커뮤니티재단(KACF) 홈페이지에 소개된 재단 소개글이다. 전문을 소개한다>

한인커뮤니티재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인커뮤니티재단(이하 KACF)은 미주 한인지역사회를 개선하고 한인들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02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입니다.

KACF는 세대 간, 지역 간 연결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한인 지역사회 내의 한인들이 봉사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도우며, 활발한 기부문화를 조성하여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KACF는 소외된 계층과 이들을 위해 활동하는 기관의 자립을 지원함으로써 강건하고 활기찬 한인 교포사회를 건설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미주 한인들의 자발적 기부와 자원봉사활동으로 마련된 770만 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뉴욕 도심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비영리 단체 65곳에 전달하여, 이들이 개인과 사회의 전반적인 변화 및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보조금 지원 이외에도 KACF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미주한인단체들의 안정적 운영 및 전문성 함양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수혜기관의 근본적인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여 펠로우(이중 언어가 가능한 전문 컨설턴트)를 파견함으로써 각 단체의 예산 운용, 조직 관리 등에 관한 맞춤식의 체계적인 운영 방안을 제시합니다.

이처럼 KACF는 미주 한인 및 지역공동체의 변화와 발전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한인지역사회 내에서 인도애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KACF는 나눔과 사회환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연례만찬, 골프 클래식, 후원의 밤 등 다양한 기부모금 행사를 기획하여 개인과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행사와 관련된 상세한 내용은 KACF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라며, 개별적으로 KACF를 후원하고자 하시는 분은 우측의 DONATE 버튼을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KACF의 연혁과 활동 및 보조금 수혜 기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연차 보고서를 참조하시거나 아래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조금 신청에 관한 정보는 이곳을 클릭하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인커뮤니티재단 (KACF)

135 East 64th St.

New York, NY 10065

TEL : (646) 878-9427

e-mail : info@kacfn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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