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의 명칭

김인규 기자 승인 2021.10.04 15:33 의견 0

우리는 이미『삼국사기(三國史記)』에 폐백음식으로 젓갈을 뜻하는 '해(醢)'가 기록되어 있고, 고려시대의『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새우잡이를 잘하여 젓갈을 만드는데 모두가 즐겨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중기 문신이며 학자인 계곡(谿谷) 장유(張維 1587~1638)는 남포(藍浦)의 객관에서 지은 시에서 “醎腥入晚飧(함성입만손)저녁 밥상에 오른 맛깔진 젓갈 征途饒飮啄(정도요음탁)나그네 길 이렇듯 먹거리 풍성하니”이라고 했다.『계곡집(谿谷集)』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소금으로 젓갈을 만드는 염해법을 사용하는데, 상온에서 2~3개월 숙성시키면 생선의 형태가 남아 있는 젓갈을 얻을 수 있으며 6~12개월 숙성시키면 형태가 완전히 분해된 젓갈을 얻을 수 있다.
조선시대에 이미 젓갈이 종류가 150가지였다고 한다.
생선의 창자로 담근 젓갈을 ‘구제비젓’또는 ‘벨’로 담았다고 하여 ‘밸젓’이라 한다.
‘구제비젓’중에 많이 알려 진 것이 ‘창난젓’이다.
갈치 창자는 ‘갈치창젓’대구 창자는 ‘대창젓’해삼창자는 ‘해창젓’의 밑감이 된다. 그러나 전어 창자로 담근 젓은 ‘돔배젓’ ‘전어밤젓’이라고 한다.
숭어의 속젓이나 조기속젓은 ‘또라젓’이라고 하며, 아가미로 담근 젓은 ‘아감젓’이라 하는데, ‘대구아감젓’이고, 알로 담근‘알젓’은 ‘명란젓’이다.
명태의 이리로 담근 젓은 ‘고지젓’민어의 부레로 담근 젓은 ‘부레젓’이라고 한다.
어리젓은 얼간으로 담근 젓인데, 어리젓 가운데 제일 유명한 것이 서산 ‘어리굴젓’이다.
얼간이라는 것은 소금에 약간 절이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됨됨이가 똑똑치 못하고 모자라는 사람을 얼간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나온 말이다.
소금에 절여진 것처럼 생기를 잃어 버렸다는 뜻이다.
새우젓에는 초봄에 단근 젓은‘세하젓’오사리 즉 이른 철의 사리에 잡힌 새우로 단근‘오젓’유월에 잡힌 새우로 담근 젓은‘육젓’가을에 담그면 ‘추젓’ 같은 것들이 있다.‘오사리잡놈’이라고 한다.
그런 잡살뱅이 고기를 잡아 담근 젓을 ‘조침젓’이나 ‘잡젓’이라고 한다.
‘곤쟁이젓’도 새우젓 하나인데, 푹삭힌 곤쟁이젓을 ‘감동젓’이라고도 한다.
그 맛이 얼마나 감동젓이면 ‘감동젓’이라 했을까
요즘은 민물새우가 많지 않아 토하젓을 구경하기 쉽지 않지만 ‘토하(土蝦)’를 우리 말로 ‘새뱅이’라고 하며 젓갈을‘생이젓’이라고 한다.
조선 후기 학자인 김재로(金在魯)의 주석서 『예기보주(禮記補註)』에 ‘개미 알 젓갈을 곁들이고, 포(脯)를 찢어 넣은 국에는 토끼고기 젓갈을 곁들이고, 큰 사슴의 자른 고기에는 생선젓갈을 곁들이고, 생선회에는 겨자장을 곁들이고, 큰 사슴의 생고기에는 육장(肉醬)을 곁들이고, 복숭아 절임과 매실 절임에는 왕소금으로 간을 맞춘다.[腶脩蚳醢, 脯羹兎醢, 麋膚魚醢. 魚膾芥醬, 麋腥醢醬, 桃諸、梅諸卵鹽.]’『경문(經文)』단수(腶脩)라고 되어 있다.
옛날에는 토끼고기로 ‘토해(兔醢)’ 사슴고기로 ‘녹해(鹿醢)’소 어깨살로 ‘탐해(醓醢)’ ‘오리젓’을‘거위젓’등 육젓을 담가 먹었고 소라로 ‘나해’를 담가 먹었으며, 개구리 뒷다리로 ‘뛰엄젓’을 담가 먹었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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