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젓[鱣魚醢]

김인규 기자 승인 2021.10.04 15:37 의견 0

전어는 한자 표기로 전어(錢魚) 또는 전어(箭魚), 전어(鱣魚)이다.

서유구는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살에 잔가시가 많지만 부드러워 목에 걸리지 않으며 씹으면 기름지고 맛이 좋다.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에다 파는데 귀천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진귀하게 여긴다. 그 맛이 좋아서 사는 사람들이 가격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고 했다. 전어는 젓갈로도 담가 먹는다.

조선 후기의 학자 이덕무(李德懋), 1741~1793)는 ‘새우젓이나 굴젓, 조기젓이나 전어젓은 모두가 썩혀서 그 냄새로 맛을 이룬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비록 그것을 즐기지만 남과 같은 상에서 밥을 먹을 때에 남이 만약 그것을 싫어하거든, 물을 만 밥과 함께 마구 먹어서는 안 된다.’라며 젓갈을 삭은게 아니라 썩혔다고 표현했다.『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전어젓은 전어를 깨끗이 수세한 후 20%내외의 소금을 혼합하여 독에 눌러 담은 후 다시 식염으로 덮고 빗물, 공기를 차단 덮개를 씌운다 2~3개월 상온발효하면 어제 원형이 유지된 조미젓갈이 되고, 6~12개월 실온발효시켜 저어서 마쇄한 후 채에 걸러 끓이면 젓국이 된다

전어젓은 소금물을 넉넉하게 잡고 독이 오른 끝물고추를 함께 넣어 담근다. 푸른 댓잎을 위에 올리고 꼭꼭 눌러놓는다. 살이 노글노글하게 삭으면 건져서 손으로 찢은 다음 갖은 양념을 넣어 무쳐 먹는다. 살을 잘게 다져 양념하면 상추쌈 위에 올리는 건지로도 제격이다. 젓을 담근 후 1년 반 정도 지나 뼈만 남을 정도로 삭으면 뼈를 건져 내고 메주를 넣어 어장을 담근다. 메주가 다 풀어지도록 숙성되면 국물을 따라내 한 번 달인다. 이때 달걀을 껍질 째 손으로 툭 깨서 넣고 달인다. 달걀 건더기에 불순물과 거품이 다 달라붙는데 이걸 건져 버리고 창호지에 내리면 말간 어장이 완성된다. 국 끓일 때나 나물 무칠 때 쓴다. 화학조미료 없이도 감칠맛이 그만인 음식을 만들어내는 비결이다.

전어 새끼로 담근 것은 엽삭젓 혹은 뒈미젓이라 하는데, 엽삭은 등지느러미의 머리 쪽 부분이 길게 솟아 있는 물고기로, 전라남도 함평 지역에서 주로 잡힌다.

전어 내장 중에서도 위장만을 모아 담은 것을 돔배젓 혹은 전어밤젓이라 한다. 완두콩만 한 동글동글한 모양의 전어 위장부분(전어밤)을 따로 모아 잘 씻어서 물기를 뺀 후 굵은 소금을 뿌려 삭힌 뒤 갖은양념을 하여 먹는 젓갈이다. 양이 적어 귀한 젓갈에 속한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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