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비자로 포르투갈 꼬임브라 대학 행

지금은 신뜨라에서 "고향을 찾은" 기분으로 월 905달러 임대 아파트에서 살아

김인규 기자 승인 2022.03.28 15:26 의견 0
꼬임브라대<사진=위키미디어>
신뜨라<사진=위키피디아>

하이디 데젤은 55세 때 감정적으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해 좀 더 신나는 삶을 추구하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 연봉 6자리 숫자의 직업을 버리고 세계를 여행했다.

하이디는 집을 빌려 개인 소지품을 창고에 쑤셔넣은 뒤 휴대 가방 하나를 들고 공항으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내도록 10년을 여행하면서 보낼 계획이었다.

“만일, 65세가 되어, 일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10년간 아주 재미있는 일에 보내고 싶었다”고 하이디는 말한다.

그녀는 이혼했고, 두 자녀는 성장해서 그들만의 바쁜 삶을 살고 있었기에 타이밍은 완벽했다.

하이디는 극동 투어를 재개하기 전 아시아와 호주를 여행하고 2019년 미국으로 돌아와 잠깐 임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지역에 심술궂은 신종 바이러스가 뿌리내리는 것을 보고는 방향을 틀기로 했다.

"나는 항상 실크로드에 가는 것을 꿈꿔왔지만, 지금이 좋은 시기가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 대신 유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2020년 2월 COVID가 강타했을 때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이디의 세계여행 계획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스위스 취리히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 친구들과 임시 거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연장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비자 연장 신청을 매달 해야 했다.

"나는 계속해서 다음 비행기로 집으로 보내지는 게 아닌가 두려웠다"고 그녀는 말했다. "감정적으로 힘들었고 그 시점에 나는 정착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녀의 정착지 탐색은 그녀를 포르투갈로 이끌었다.

그 전에 포르투갈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었고 주변에 포르투갈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나라가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이디는 포르투갈 영사관을 통해 D7 비자(포르투갈로 은퇴하거나 연금 등 자체 소득으로 생활할 수 있는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일단 미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녀가 비자 신청에 필요한 FBI 지문 조회 결과를 기다리던 도중 포르투갈은 새로운 D7 신청자의 문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실망한 하이디는 포르투갈이 여전히 제공하고 있는 다른 종류의 비자를 조사했다. 그녀는 효과가 있는 비자를 발견했다: 학생 비자. 맹렬하게 구글을 검색한 결과, 꼬임브라(Coimbra) 대학을 통해 일주일에 28시간씩 포르투갈어를 공부할 수 있는 선택지를 찾았다. 그녀는 재빨리 등록하고 서류를 제출해 불과 2주 후에 승인을 받았다.

하이디는 비자를 얻기 위해 꼬임브라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다.

하이디는 무거운 여행 가방 4개를 들고 포르투갈로 돌아왔다. 그녀는 수하물 회전 벨트에서 그것들을 찾으려고 애쓰는 순간 가장 무거운 가방이 그녀의 발에 떨어져 엄지발가락이 부러졌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당신 가방은 어디 있어요?"라고 말하며 닥아왔다. "우리가 도와 줄게요" "공항 간호사 불러줄게요"

간호사는 그녀를 택시로 병원에 보냈다. 택시 기사는 그녀의 모든 짐을 챙겨 응급실로 가져다 주었다. 그곳에서 의사 한 명과 두 명의 전문가가 그녀의 부상을 치료했다. 택시 기사가 끈기 있게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퇴원할 수 있었다.

여행자 보험이 없는 하이디는 최종 청구액이 100유로(약 115달러)로 미국에서의 공제액보다 적은데에 놀랐다. 추후에 부상 소식을 들은 미국의 지인들은 그녀의 지불액이 부담스러웠겠다고 말했지만, 후속 방문은 각각 18유로(21달러)에 불과했다.

그리고 나서 택시 기사는 처방전을 받기 위해 약국으로 운전했다. 그녀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용하는 것을 도운 후 장을 본 후, 그녀의 가방을 모두 그녀의 아파트로 4층 계단으로 옮겨주었다. 3시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기에 하이디는 그 비용이 두려웠다. 하지만 그 신사는 "50유로면 될까요?"라고 물었다.

"그걸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라고 하이디는 말한다.

"나는 생각했다, 세상에…. 난 올바른 나라에 와있어! 동정심의 수준은 완전히 압도적이었어“라고 돌아본다.

그리고 그렇게 하이디는 그녀가 살아갈 완벽한 장소를 찾았음을 알았다. 사람들이 여전히 아끼고, 공동체가 서로를 지지하고 돕는 곳. 한동안 미국에서 그녀가 놓쳤다고 느꼈던 무언가를.

하이디는 현재 포르투갈의 은행에서 구입한 건강보험에 매달 33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고향에서의 나쁜 식사 비용보다 적게 든다"고 농담을 한다.

꼬임브라에서 그녀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었을 때, 하이디는 더 많은 곳을 탐험하기로 결심했다. 그때 그녀는 신뜨라(Sintra)를 발견하고 사랑에 빠졌다.

신뜨라는 시원하고 구름이 좀 많은 특별한 기후로 대부분의 포르투갈 날씨와는 매우 다르다. 하지만 하이디는 이 기후를 좋아한다. 과도한 더위나 추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뜨라에 외국인은 7명 정도밖에 살고 있지 않다. 그녀는 현지인과의 통합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또한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여긴다. 신뜨라는 대도시에서 기차로 조금만 가면 소도시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싱글 여성으로서 하이디는 그곳에서 완전히 안전하다고 느낀다.

하이디는 250년 된 건물에 방 두 개짜리 970평방피트의 아파트를 월 800유로(905달러)에 임대했다. 전기, 수도 및 WiFi를 포함한 유틸리티는 매월 약 150유로를 추가로 지불한다.

하이디는 2021년 5월 미국으로 돌아와 D7 레지던트 비자를 다시 신청했다. 절차를 밟는 데 걸린 두 달 동안 시애틀에 있는 집을 팔고 대부분의 소지품을 처분했다.

지난해 9월 2년간의 D7 비자를 받고는 애완견 베일리를 신뜨라에 데려왔다. 2년 후, 그녀는 3년간 더 거주할 수 있는 비자를 신청할 수 있으며, 어학 및 역사 시험을 통과하면 완전한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찾던 모든 것을 바로 여기 포르투갈에서 찾았다. 드디어 집에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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