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법률 칼럼/ 과실(Negligence)
김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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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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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칼럼을 통해 사고상해 케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3대 요소는 ▲과실 (negligence) ▲보험 (insurance), 그리고 ▲피해 (damage)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칼럼에는 그 중 첫 번째 요소인 ‘과실’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과실이란 상식적인 기준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앞에 있는 자동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아 뒤에서 들이 받을 경우, 뒤의 자동차 운전자에게 과실 책임이 주어진다.
과실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법원이 적용하는 잣대는 ‘Failure to Exercise Reasonable care’이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상식적인 기준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뒤에서 받히는 교통사고 (rear-end accident)는 뒤에서 앞차를 들이받은 차에게 100% 과실이 적용된다. 아무리 앞차가 급정거를 했다 하더라도 뒤에서 오는 자동차는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교통사고의 과실을 놓고 뉴욕주는 순수비교과실제도(Pure Comparative Negligence)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상대측이 잘못한 비율만큼의 대한 보상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제도다.
만약 상대측이 70%를 잘못하고 내가 30%를 잘못했을 때 상대측이 잘못한 70%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론적으로 내가 사고 발생 과실에 있어 99%를 잘못했다 하더라도, 상대측이 잘못한 1%에 대한 보상을 뉴욕 주에서는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뉴저지의 경우, 수정비교과실제도(Modified Comparative Negligence)가 적용된다.
수정비교과실제도는 내 과실이 상대측 과실보다 단 1%라도 더 많으면 승소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보자.
플러싱(뉴욕)에서 A라는 운전자가 신호등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반대편에서 직진하던 B의 차량과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B는 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A의 잘못이 더 크지만 A는 “B가 과속으로 달려오고 있었으므로 B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플러싱은 뉴욕이므로 당연히 뉴욕주 법이 적용된다. 이 경우, A의 과실 책임 비율이 80%, 그리고 B의 책임이 20% 있다는 배심의 평결이 내려졌다고 가정하면 B는 자신이 입은 부상에 비례하는 배상금 중 80%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B의 부상에 대한 배상금이 10만달러라면 8만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A가 B를 상대로 맞소송을 했다면 A는 자신이 입은 부상에 비례하는 배상금 중 20%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사고가 뉴저지에서 발생했다면 A는 B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없다. 이유는 A의 과실 비율이 B보다 더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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