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큰 일꾼 잃었다" '아리랑요양원' 되찾는데 공헌한 한유진씨 별세

뇌종양 진단 3주만에 세상 떠나

김인규 기자 승인 2024.04.19 16:25 의견 0

캐나다 한인사회의 아리랑요양원 되찾는데 크게 공헌한 1.5세 한유진씨가 14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63세.

비보를 접한 지인들은 한인사회 큰 일꾼을 잃은 것에 비통함을 금치 못했다.

최근까지도 시니어 관련 봉사 업무로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한유진(63·영어명 수잔) 아리랑시니어센터 부이사장은 이달 초 뇌종양 진단을 받은 지 3주만인 14일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

두 아들의 엄마이자 유능한 변호사로, 어려움에 처한 교민들의 멘토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그는 89세 노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한다.

김명숙 전 아리랑시니어센터 이사장은 한 부이사장의 부고를 들었을 때 너무 놀라 큰 충격을 받았다며 임종 전후 상황을 캐나다 한국일보에 전했다.

"한달 전부터 한 부이사장의 말이 어눌해지고 행동이 예전 같지 않아 가족의 권유로 검사를 했는데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며 "더구나 종양이 치료조차 불가능한 악성이라 제대로 손도 못 써보고 불과 2주 만에 수잔이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11일 입원 중인 병원에 면회를 갔는데 그게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은 몰랐다"고 힘겹게 말했다.

"대형 로펌의 파트너로 있으며 일벌레로 유명했던 한 부이사장은 한인사회 일이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헌신했다. 특히 한인요양원 업무는 그의 남편도 놀랄 정도로 자기 일처럼 발벗고 나섰다. 그런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 한인사회는 큰 일꾼을 잃었다."

1967년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따라 이민한 고인은 토론토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며, 1988년 법조계에 발을 내딛고 36년 간 경력을 쌓은 베테랑 변호사였다.

봉사에 각별했던 그는 한인장학재단 이사장, 한캐비즈니스카운슬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7년 무궁화요양원(현 아리랑요양원) 인수추진위원회 참여를 시작으로 2021년 아리랑시니어센터 부이사장으로 취임하는 등 수년 동안 줄곧 한인요양원 일에 매진했다.

아리랑시니어센터는 "고인의 진심어린 봉사가 한인들에게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메모리얼펀드를 조성키로 했다"며 "기부금은 모두 제2 한인요양원 건립에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모 기부금은 give@arirang.ca 또는 AAFCC 홈페이지에서 후원할 수 있다.

유족으로는 남편 로스 프라이스씨와 두 아들, 그리고 89세 어머니가 있다. 다음달 10일 예정인 장례일정은 추후 공지된다.

<캐나다 한국일보 조 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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