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술은 숙취 해소를 위해 마시는 술을 의미한다.
우리 민족이 해장술을 언제부터 마셨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문헌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신라 말기의 문신, 유학자,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 (崔致遠, 857년 ~ ?)의 춘효우서(春曉偶書)라는 제목의 시(詩)에 진(晉)나라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이며 섬술을 마시고 다섯말 술로 해정(解酲 : 해장)을 하는 술꾼으로 알려진 유령(劉伶, 221년 ~ 300년)의 마누라를 들먹인다.
“叵耐東流水不回(파내동류수불회)어찌할거나 세월은 동으로 흐르는 물 돌아오지 못하거니
只催詩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래)애꿎게 시경을 재촉하여 사람을 괴롭히느니
含情朝雨細復細(함정조우세복세)정을 품은 아침비는 가늘디가는데
弄艶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아양 피는 좋은 꽃은 필 듯 안 필 듯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난세의 풍광은 뉘라서 주인인고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부생의 명리는 더욱 시들해
思量可恨劉伶婦(사량가한유령부)곰곰 생각하니 유령의 마누라 미운지고
强勸夫郞疏酒杯(강군부낭소주배)억지로 낭군을 권해 술잔 덜 들라 하다니 ”
유령(劉伶)이 마시는 술은 인간으로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양이다.
그의 아내가 울면서, “술을 너무 마시면 몸을 보전할 수 없으니 술을 끊으시오.” 하니, 유령은, “내 스스로는 끊을 수 없다. 귀신에게 빌고 맹세를 해야겠으니 술과 고기를 준비하라.” 하므로 준비하였더니, 유령이 꿇어앉아 빌기를, “한꺼번에 한 섬을 마시고 닷 말[五斗]로 해정(解酲)하게 하소서. 여자의 말은 들을 것이 아닙니다.” 했을 정도다.
그는 술병으로 갈증이 심해지자. 아내에게 가 술을 찾았다. 그러자 아내는 술을 쏟아버리고 그릇을 깨며 울면서 간청을 했다.
“당신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데, 그것은 섭생의 도리가 아니니 반드시 끊어야 합니다.” 유령이 대답했다. “맞는 말이오. 나는 혼자서는 술을 끊을 수가 없으니 귀신 앞에서 맹세를 해야 술을 끊을 수가 있을 것 같소. 귀신에게 드릴 술과 안주를 준비해 주소” 아내는 반색을 하며 말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내는 신주 앞에 술과 안주를 차려 놓고 남편에게 맹세를 하도록 했다. “하늘이 나를 내실 때 술 마실 운명을 주셔서 한 말을 마시고 다섯 말을 마셔야 성이 차도록 하였습니다. 부인의 말은 안타깝지만 들을 수가 없습니다.”라며 마침내 술과 안주를 끌어당겨 거나하게 취해 버렀다고 한다.
해장술은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서양에서는 "hair of the dog"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개에게 물린 상처를 개털로 치료한다 말로 술로 인한 숙취를 술로 해결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무카에자케(迎え酒)"라하며, 중국에서는 "마오쩌우(卯酒)"라고 한다.
그렇다면 해장술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있을까?
알코올(alcohol) 중 메탄올(methanol)이 분해되어 생성되는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와 포름산(formic acid)이 숙취의 주요 원인인데, 해장술을 마시면 에탄올(C2H5OH)이 다시 대사되면서 메탄올 대사가 지연되어 숙취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해장술은 일시적 효과일 뿐이며, 간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