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을 한문으로 ‘鰒(전복 복)’자를 쓴다. 모든 전복을 통틀어 온전 전(全), 전복 복(鰒)자를 써 ‘전복(全鰒)’이라 한다. 그리고 ‘오분자기’를 한문으로 ‘회복(灰鰒)’이라 한다.

그런데 鰒자에 고기 어(魚)자를 붙이면 패류(貝類)인‘전복(全鰒)’이 아닌 물고기 복어(鰒魚)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나는 전복은 ‘까막전복’과 ‘말전복’이다.

까막전복은 형태가 난상타원형으로서 등 가장자리인 배측연(背側緣)을 따라 높은 공렬(孔列)이 있고, 마지막 4, 5개는 호흡공(呼吸孔)이 열려 있다. 조가비의 겉면은 검은 빛깔이 강한 갈녹색이고, 평활한 경우도 있으나 보통 파상(波狀)의 주름[褶]이 있으며 방사륵(放射肋)이 있다.

외순(外脣)은 상순(上脣) 쪽으로 가는 부분이 좁다. 조가비의 안쪽은 강한 진주광택이 있다. 연체부의 상족돌기(上足突起)는 각상돌기(角狀突起)를 계속 분기(分岐)해서 나뭇가지 모양으로 복잡하다. 크기는 각길이 200㎜, 각너비 170㎜, 각높이 70㎜인 대형패류이다.

까막전복은 난생형(卵生型)으로서, 주산란기는 가을이다. 산란한 알은 해수 중에서 수정한 다음 발생하여 약 3∼7일간 부유생활을 하고 곧 저서포복생활(底棲匍匐生活)로 들어간다.

말전복은 형태가 달걀 모양으로서 배측연을 따라 강하고 높게 솟은 공렬이 있고, 마지막 4, 5개인 호흡공은 열려 있다. 조가비의 겉면은 검은 빛깔을 띤 갈색이고, 납작한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나륵(螺肋)이 있다. 시볼트전복은 조가비가 낮으면서 납작한 형에 대한 명칭이다. 외순은 상순과 넓은 폭으로 이어져 있다. 조가비의 안쪽은 강한 진주광택이 있다. 연체부의 상족돌기는 아주 얕아서 거의 주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까막전복(왼쪽)과 말전복(오른쪽)
말전복은 난생형으로서, 주산란기인 늦가을에서부터 초겨울 사이에 산란한 알은 해수 중에서 수정한 다음 발생하여 약 1주일간 부유생활을 하고, 곧 저서포복생활로 들어간다.

껍질의 빛깔은 약간 희고 살은 매우 연한 전복을 편립복(匾笠鰒) 또는 백립복(白笠鰒)이라 하며, 큰 것은 지름이 두 치 남짓 하며 껍질이 편립(匾笠)과 비슷하다. 맛이 써서 먹을 수가 없으며 매우 희귀한 전복이 있는데, 이 전복을 대립복(大笠鰒)이라 하며, 빛이 검으며 모양이 삿갓 같이 생긴 전복을 흑립복(黑笠鰒) 또는 오립복(烏笠鰒)이라고도 한다.

전복은 부유생활기간 동안에는 먹이를 먹지 않지만, 저서포복생활로 들어가면 곧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 이때는 부착규조류(付着珪藻類)와 같은 작은 조류를 먹고, 성장함에 따라 차차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큰 해조류를 먹는다.

전복을 따는 것을 우리는 적복(摘鰒)이라 하고 전복을 따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복작간(鰒作干)’ 또는 ‘포작간(鮑作干)’이라 하며, 전복을 따는 배를 채복선(採鰒船)이라한다.

살아있는 날전복을 생복(生鰒)이라하며, 생복(生鰒)으로는 생으로 굵게 썰어서 초장에 찍어먹는 전복회(全鰒膾), 얇게 저민 생전복을 달걀을 씌워 맑은 장국으로 끓인 전복탕(全鰒湯), 생전복을 구이한 전복구이[全鰒炙]전복의 알을 복란(鰒卵)이라 한다.

전복은 가공방법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하고 있다.

삶아서 익힌 전복(全鰒)을 숙복(熟復), 말린 전복을 건복(乾鰒)이라 하는데, 품질(品質)이 아주 좋아, 글자가 내비칠 정도(程度)로 완전히 마른 전복(全鰒)을 조자복(照子鰒)이라 한다.

마른 건복(乾鰒)중에서도 두드려 가면서 말린 전복을 추복(搥鰒), 길고 가늘게 썬 전복을 조복(條鰒), 납작하게 펴서 말린 전복을 인복(引鰒)이라 한다.

그리고 꼬챙이에 꿰지 않고 그대로 말린 큰 전복(全鰒)을 무혈복(無穴鰒)이라 하며, 마른 전복을 물에 불려 얇게 저미고, 잣으로 소를 넣어 접은 뒤에 반달 모양(模樣)으로 오려 만든 마른반찬(--飯饌)을 전복포(全鰒包)라 하고, 마른 전복(全鰒)과 무를 섞어 삶아서 온갖 양념

을 하여 만든 반찬(飯饌)을 전복전(全鰒臇)이라 한다.

한편 마른 전복으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마른 전복(全鰒)을 물에 흠씬 불려서 꿀ㆍ기름ㆍ간장 따위에 재어 만든 음식(飮食)으로 감복(甘鰒)이 있다.

마른 전복을 꽃 모양으로 저며 놓은 전복을 화복(花鰒)이라 하며 마른 전복(全鰒)으로 가루를 내어 젖은 헝겊에 싸서 축축하게 한 뒤 다식판에 박아 낸 마른 반찬(飯饌)을 전복다식(全鰒茶食)이라 한다.

이처럼 마른 전복은 다양한 요리를 할 수가 있어 건전복(乾全鰒)의 쓰임새가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삶아서 익힌 전복(全鰒)을 숙복(熟鰒)이라 한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