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나무’ 컷아웃 친츠 퀼트, 메인주 위스카세트로 추정, 약 1925~35년경 제작, “GMR” 이니셜, 면(cotton), 96 x 90인치. 시릴 어윈 넬슨이 엘리자베스 V. 워런과 샤론 L. 아이젠스타트를 기념해 기증. (소장 번호: 2001.33.2)

글: 마델리아 히크먼 링

뉴욕 — 미국 포크 아트 뮤지엄(American Folk Art Museum, AFAM)은 건물 보수 공사로 인한 여름 임시 휴관을 마치고 9월 26일 재개관한다. 이번 재개관은 2028년까지 이어질 대규모 리노베이션의 첫 단계로, 새롭게 단장한 공간을 여는 특별 전시는 미국 섬유의 자연사를 탐구한다.

전시 제목은 **“퀼트의 생태학: 미국 섬유의 자연사(An Ecology of Quilts: The Natural History of American Textiles)”**로, 600점 이상의 퀼트를 포함한 방대한 섬유 컬렉션을 통해 농업 생산, 산업 제조, 국제 유통망이 어떻게 퀼트 제작을 가능하게 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퀼트가 박물관이 “전형적인 미국의 예술 형식”이라 규정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는지를 조망한다.

에밀리 게발트(Emelie Gevalt, AFAM 부관장 겸 최고 학예·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이번 전시 총괄 큐레이터)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퀼트 컬렉션은 다양한 제작자, 공동체, 시대를 아우르고 있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집중 조명을 받지 못한 영역 중 하나는 바로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중반에 이르는 가장 초기의 퀼트들입니다. 이들 초기 퀼트에서 흔히 발견되는 식물학적 모티프는 퀼트의 생태학적 의미를 더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고, 지금까지 주로 ‘제작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던 퀼트 연구의 시선을 되돌려, 섬유 재료와 디자인의 자연적 기원을 고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번 전시 제목에 사용된 **“생태학(ecology)”**이라는 단어는 기획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다.

“전시는 퀼트 제작 과정을 그 시작부터 살펴보는 혁신적인 접근을 취합니다. 하나의 완성된 퀼트를 만드는 데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세계 곳곳의 수많은 손길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기술사, 노동사, 세계 무역사를 비롯해 다양한 시각에서 퀼트를 조망함으로써, 퀼트에 큰 관심이 없는 관람객에게도 여러 갈래의 진입점을 제공하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이 글은 **American Folk Art Museum(미국 민속미술관)**에서 열리는 특별 전시 “An Ecology of Quilts: The Natural History of American Textiles” 의 일부 전시품 설명과 주제를 담고 있다.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주요 전시품 소개

Stenciled quilt (스텐실 퀼트)
제작자: Olivia Denham Barnes (1807–1887) & Louisa Denham Farnham (1804–1833)
제작지: 매사추세츠주 콘웨이(Conway, Mass.)
시기: 약 1830–31년
재질: 면(cotton)과 페인트
크기: 83 x 72인치
기증: In the Beginning Quilts, Inc., 시애틀 (2002.11.1)

Tree of Life 컷아웃 친츠 퀼트
추정 제작지: 메인주 위스카셋(Wiscasset, Maine)
시기: 20세기 1사분기(약 1925–35년경)
특징:

식물 모티브의 시대 초월적 매력

18세기적 구도 요소

19세기 직물의 활용

퀼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색감

“Material Matters: Color” 섹션

섬유의 역사는 곧 색의 역사라는 점에 초점을 맞춤.

인디고(Indigo): 대표적인 천연 염료원 → 19세기 2사분기 Pillar Print 홀클로스 면 퀼트에서 확인 가능.

매더 뿌리(Madder root)와 코치닐(cochineal insect): 선명한 붉은색과 주황색의 원천 → 1800년경 양모 홀클로스 퀼트에 사용됨.

화이트워크(Whitework): Cornucopia and Dots 퀼트를 통해 오프 화이버를 자연적으로 표백(blanching)하는 과정 설명.

상징성과 가족 연결

꽃 무늬나 덩굴 문양 → 결혼 퀼트에서 다산·풍요로운 가정의 상징.

대표 전시품:

버몬트 제작 아담과 이브, 에덴동산 퀼트

1856년 제작, “L.C.” 이니셜이 들어간 플로럴 아플리케 퀼트

약 1860년경, 새와 중앙 꽃병 장식이 풍성하게 들어간 면·양모 혼합 퀼트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 퀼트
시네클레어(Sinclair) 가문의 한 구성원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장소는 버몬트일 가능성이 있음. 19세기 중엽 제작. 소재: 면. 크기: 87 x 92인치.
니나 비티(Nina Beaty)의 기금으로 2024년 10월 1일에 미술관 구입.

18세기와 19세기에 미국 섬유 시장에 등장한 인쇄된 패턴은 직물과 디자인의 풍부함을 점점 더 확대시켰다. 그중 힌디어에서 유래된 용어인 ‘친츠(chintz, 가장 단순히 정의하면 “장식된 면직물”)’는 미국 퀼트 제작자들에게 특히 선호되는 재료가 되었다.

더 크고 값비싼 직물 패널에 접근할 수 있었던 퀼트 제작자들은 조각을 이어붙인 퀼트(pieced quilt) 대신, 직물 전체를 활용한 홀클로스 퀼트(wholecloth quilt)를 만들었다. 이런 퀼트는 가족들 사이에서 소중히 간직되었고, 실사용 퀼트에 비해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오늘날까지 보존되었다. 예로는 19세기 초 제작된 영국 혹은 미국산 친츠 퀼트와, 엘리자베스 힉스(1795-1872)가 만든 광택 있고 보호성이 있는 마감(glaze)을 갖춘 작품이 있다.

재료 부족이나 공간 절약은 퀼트 제작자들에게 창의성을 요구했으며, 이는 퀼트 형식의 다양성으로 이어졌다. 1870년경 제작된 ‘플라잉 기즈(Flying Geese)’ 퀼트는 고르지 않게 이어붙인 V자 모양(chevron)의 천 조각들을 파란색 점무늬 프린트 면직물 띠와 번갈아 배열했다. 또한 1900년경 조지아에서 제작된 ‘로그 캐빈(Log Cabin)’ 변형 퀼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퀼터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아주 작은 천 조각들을 즉흥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버지니아 또는 메릴랜드에서 19세기 후반에 제작된 면, 모직, 리넨을 사용한 독특한 타이드 패치워크 퀼트(tied patchwork quilt)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재단사가 모직 양복 원단 샘플을 이용해 만든 퀼트는 **“절약과 과잉(Economy and Excess)”**이라는 섹션에서 퀼터들이 재활용 직물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센트럴 다이아몬드 블랭킷, 멕시코 오아하카, 19세기 말, 양모, 70×50인치. 수잔 B. 언스트를 기념하여 마고 폴 언스트 기증, 1989.16.20.

미국 동부 이외 지역의 퀼트 제작 관습은 전시의 맥락을 넓혀준다. 멕시코 오아하카에서 19세기 말 제작된 두껍고 손직기한 양모 담요는 지역적으로 흔히 사용되던 장식 모티프인 중앙 다이아몬드 문양을 특징으로 하며, 합성 염료를 사용해 직조가들이 새롭게 도입한 기술을 보여준다.

하와이에서 기원한 퀼트 전통을 대표하는 사례로, 전시에는 20세기 오클라호마에서 제작된 말라 푸아 알로하(Aloha의 정원) 퀼트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토치 진저, 하이비스커스, 브레드프루트와 같은 토착 식물 요소들을 응용한 것이다. 식물 표본을 참조한 비슷한 퀼트로는, 플로리다의 사회학자 레이먼드 벨러미 박사가 20세기 중반에 제작한 “앨범” 형식의 예시가 있다.

AFAM 전시의 약 3분의 1은 새로운 수집품으로, 최근 구입품과 기증품이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는 동시대 섬유 예술가 나가노 도미에(1950년생)가 만든 아지로-몬요(Ajiro-Monyo) 면 퀼트가 있다. 그녀의 퀼트 제작은 여러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온 기모노 재활용의 가족 전통을 이어갈 뿐만 아니라, 경제적 필요로 반복적으로 기워 사용했던 보로(boro) 섬유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일본 섬유 생산에서 널리 쓰였던 쪽 염료의 활용을 반영하고 있다.

아지로 문양 퀼트, 도미에 나가노(Tomie Nagano, 1950년생) 작품, 일본 홋카이도 샤리 및 매사추세츠 주 데덤, 1995년 제작, 면, 96¼ x 75인치. 웨인 E. 니콜스 기증, 소장 번호 2024.8.1.

소장품 중 비교적 최근에 추가되어 전시되고 있는 또 다른 작품은 지스 벤드(알라바마)의 퀼터 말리시아 페트웨이(Malissia Pettway, 1914-1997)의 〈핀휠 변주(Pinwheel Variation)〉 퀼트이다. 이 작품은 개인적인 디자인 아이디어와 기존에 정착된 패턴을 함께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들이 특히 좋아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매사추세츠 주 콘웨이에서 자매 **올리비아 데넘 반즈(1807-1887)**와 **루이사 데넘 파넘(1804-1833)**이 제작한 스텐실 퀼트가 있다. 이 작품은 집에서 직접 만든 스텐실 도안을 활용해 전문적으로 인쇄된 친츠(chintz) 천과 교차 배치하면서 ‘세리엄 페인팅(theorem painting)’ 기법을 모방한 것이다. 또 다른 인기 있는 작품으로는 교회 공동체의 고인(故人)들을 기리는 헌정문이 적힌 블록들로 구성된 퀼트가 있는데, 여기에는 당시 장례 문양으로 널리 사용되던 버드나무(willow) 장식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의 공동 기획자는 AFAM의 **큐레이터·컬렉션·전시 분야 아트 브리지 펠로우인 오스틴 로사다(Austin Losada)**이다. 그는 《앤틱스 앤드 더 아츠 위클리(Antiques and The Arts Weekly)》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도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눈길을 끄는 패턴 너머를 바라보고, 퀼트의 물질성에 더 깊이 다가가길 바라는 것이죠. ‘왜 퀼터가 이 특정한 인쇄 천을 선택했을까?’, ‘그 직물이 처음에 어떻게 그들에게까지 도달했을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길 원합니다.”

《퀼트의 생태학: 미국 직물의 자연사(An Ecology of Quilts: The Natural History of American Textiles)》 전시는 9월 26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미국 민속미술관(American Folk Art Museum)의 주소는 링컨 스퀘어 2번지이며, 자세한 정보는 www.folkartmuseum.org 또는 전화 212-595-9533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