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로 쌍둥이 빌딩이 파괴되는 참상을 겪은 미국은 전 국민이 분노와 복수심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 분노와 복수의 대상은 오사마 빈 라덴의 출신 지역인 중동권 그 중에서도 이라크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명령으로 시작된 이라크 전쟁 또는 제2차 걸프 전쟁, 이라크 자유 작전(Operation lraq Freedom)은 2003년 3월20일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시작되었다.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결의 제1441호에 의해 이라크를 사찰했으나 전면적인 협력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미국이, 군사 제재를 위해서는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는 프랑스와 독일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전쟁을 감행했다.
2006년 결국 후세인의 두 아들인 우다이 후세인과 쿠사이 후세인이 전사하고 이후 사담 후세인이 미군에 체포, 전범재판에 회부되어 사형당했다. 이로써 이라크전은 2011년 12월15일 끝이 났다. 그러나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자마자 이라크는 내란에 휩싸였다.
대 이라크 전쟁 개전 초기 뉴욕 한국일보는 참전 미군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그 가족들은 물론이고 미국인들이 그들의 무사 귀환을 염원한다는 의미의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비록 미국내 소수계 이민자로 살고 있지만 미주 한인 역시 전체 미국의 중요한 한 부분이며 미국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이다.
이에따라 뉴욕 한국일보는 2003년 3월22일자 신문에 ‘옐로 리본 달기 운동’을 전개한다는 사고를 냈다. 옐로 리본은 수감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을 환영하는 아내의 마음을 그린 유명한 팝송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에서 유래했다.
뉴욕 한국일보와 손잡고 캠페인을 현장 진행할 ‘한미민주연합회’는 노란 천 리본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함께 표시된 ‘라펠 핀’ 등으로 구성된 옐로 리본을 제작, 옷에 쉽게 달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뉴욕 한국일보와 한미민주연합회는 109경찰서와 미드타운 경찰서에 플러싱 리프만 플라자, 맨하탄 32가 코리아타운 광장 등의 사용 승인을 받고 모든 행인들에게 ‘옐로 리본’과 함께 그 취지를 알리는 전단을 배포했다.
뉴욕, 뉴저지는 물론이고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 한인들도 외국인들에게 캠페인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기도 했다.
뉴욕과 뉴저지의 주류 언론들도 이 캠페인을 보도하는 등 주류사회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캠페인이 본격 시작된 3월26일 오전 11시 플러싱 7번 지하철 종점 근처 리프만 플라자를 방문, 적극 취재에 나섰다.
뉴욕 타임스 레슬리 이튼 기자는 사진기자와 함께 현장에 나와 지나가는 미국인들의 반응을 취재했으며 이를 지켜본 미국인들은 “미주 한인들이 진정한 아메리칸”이라며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튼 기자는 “혹시 다른 곳, 또는 다른 단체에서 유사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아는가”라는 질문에 “이러한 운동은 처음 취재한다. 상당히 오리지날한 캠페인이다”고 답변했다.
뉴욕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가진 1010 WINS 라디오의 모나 리베라 기자도 뉴욕 타임스에 질세라 집중 취재에 나섰으며 취재 내용을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상세하게 보도했다.
리프만 플라자 인근 맥도널드의 소힐 카마란 매니저는 “너무도 뜻 깊은 행사다. 나와 우리 직원 모두가 동참하고 싶다”며 행사 기간 중 자원봉사자들에게 커피 제공은 물론, “만일 필요하면 맥도널드 화장실도 부담없이 사용해도 된다”고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플러싱 다운타운에서 포트 토튼을 운행하는 Q16 버스 기사 글렌 모일리스씨는 캠페인 내용을 알고는 관계자들에게 “너무도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모일리스씨는 자신의 아들도 파병 대기 중이라며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는 부모와 사회를 등에 업고 있는 파병 한인 미군들은 모두가 행운아”라고 부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4월2일에는 한미민주연합회와 뉴저지 해병전우회가 함께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팍 일대 한인 상가를 돌며 캠페인을 지속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팰리세이즈팍 샌디 파버 시장도 참가해 옐로 리본을 부착한 뒤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한인 커뮤니티가 나서서 하고 있는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감격해했다.
뉴욕 한국일보와 한미민주연합회는 '옐로 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참전 한국계 미군 가족 위안 행사에도 참여했으며 4월7일에는 맨하탄 브로드웨이 32가 광장에서 미국인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이어갔다.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은 상당 기간 뉴욕 뉴저지 한인사회, 타민족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미 주류사회에까지 감동과 감사함을 불러일으켜 뉴욕 한국일보 신학연 사장이 뉴욕 시의회에 초대돼 스피치를 하고 감사패를 받는 영예로 이어지기도 했다.
플러싱 리프만 플라자에서 열린 옐로 리본 달기 첫 캠페인 현장에는 초청 인사였던 존 리우 플러싱 20지구 뉴욕시의원이 불참, 관계자 등으로부터 큰 불만을 샀다.
캠페인 동참 봉사자들은 리우가 사전 통보도 않고 불참했다며 “지난 선거에서 리우 후보를 지지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인사회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대북교류단체 공동대표를 보좌관으로 임명한 문제에 이어 한인과 미국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행사를 외면한 것은 한인들을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옐로 리본 달기 캠페인이 미국 사회에서 큰 관심을 끌자 서울 중앙일보 뉴욕 특파원은 ‘미국은 노란 리본 물결’이란 제목의 기사를 2003년 4월7일자 종합 19면에 게재했다. 특정 신문(비록 서울 한국일보가 아니라 뉴욕 한국일보지만)이 주도하고 있는 캠페인의 반향을 타 신문의 특파원이 취재, 보도한 경우는 이례적이며 고마운 일이기에 여기 소개한다.
<아래는 한국 중앙일보 특파원의 옐로 리본 캠페인 관련 보도 내용>
미국에선 요즘 '노란 리본'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이라크전 참전 군인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미국인들은 집 앞 나무나 가로등. 우편함. 전봇대에 노란 리본을 묶어놓거나 가슴 또는 모자에 붙이고 다닌다. 차량에 달기도 한다. 9.11 테러 이후 거리 곳곳에 나부끼는 성조기 위에 노란색이 덧칠해진 느낌이다.
이라크군에 포로로 잡혔다 구출돼 현재 독일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19세 여군 제시카 린치의 고향인 웨스트버지니아주 팔레스타인에서는 노란색 천이나 종이가 가게마다 동이 났다고 한다.
이같은 노란색 물결을 거스르는 '당국의 조치'가 나왔다. 주민이 522명에 불과한 뉴저지주의 필스버러란 작은 타운이 공공 시설물엔 노란 리본을 달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필스버러 시의회는 공공장소가 정치적 색깔로 도배되면 안된다고 판단해 이같은 금지안을 가결했다. 공공 시설물이 애국심을 표현하는 장소로 활용된다면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주장을 펴기 위해 그 시설물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이 논리는 먹혀들지 않는다. 흥분한 주민들은 이라크에서 싸우는 미군들을 향한 애정과 애국심을 표현한 것뿐인데, 이를 금지한 것은 몰상식한 처사라며 지난 5일 시위를 통해 거세게 항의했다.
“개인 시설물에 노란 리본을 붙이는 건 얼마든지 자유”라며 자기 입장을 고수해온 에드워드 타일러 시장은 반발이 워낙 거세지자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전 허가를 받으면 공공시설물에도 노란 리본을 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미국인들의 애국심도 일방주의로 흐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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