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치매 위험성 40%까지 낮춰

올해 미국인 알츠하이머 환자 690만 명으로 늘어
정기적 운동, 금연 등으로 치매는 25년간 감소
중년의 혈압 조절은 노년의 알츠하이머 위험 낮춰져
전문가들“알츠하이머는 심각한 공공 보건 위협”

김인규 기자 승인 2024.05.06 13:09 의견 0

시니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 알츠하이머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일종으로 치료 방법이 없다.

2024년 미국인 690만 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2023년보다 20만명이나 늘어났다. 이 때문에 요즘 알츠하이머는 공공 보건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알츠하이머 협회의 연례 동향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는 500~700만 명의 성인이 경미한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의 초기 증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치매는 지난 25년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고학력자가 늘어나고 있고 건강에 직결되는 운동을 많이 하는데다가 혈압 조절을 잘 하고 있고 금연과 사회 활동이 늘어난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알츠하이머와 기타 치매 위험에 직면한 성인과 65세 이상 미국인은 2022년 5,800만명에서 2050년 8,2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앞으로 6년간 베이비부머 마지막 세대가 65세에 대거 진입한다.

경제적 사회적 문제

미국 노년 인구는 심대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유발한다.

알츠하이머 또는 기타 치매 질환을 앓는 노년의 연간 간병비용은 2024년 3,600억 달러로 예상된다. 1년전보다 150억 달러가 늘어난 수치다.

65세 이상 시니어에게 제공되는 메디케어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조되는 건강 보험 메디케이드가 올해 알츠하이어와 치매 환자들에게 지불하는 간병 비용만도 2,310억 달러에 달한다. 개인 간병과 공공 간병 비용을 합해 2050년에는 간병비용이 거의 1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를 발표한 알츠하이머 협회의 샘 파지오 수석 연구국장은 “인구가 고령화 되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필요할 때가 됐다”면서 “알츠하이머 병은 심각한 공공 보건 위기로 남아 있다”고 촉구했다.

생활 습관 개선

이번 보고서에 참여하지 않은 알츠하이머 전문가들을 알츠하이머 또는 치매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미국인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어 다소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UCLA 메리 이스턴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센터를 맡고 있는 키스 보셀 신경전문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매 케이스의 40%까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발표됐다고 전했다.

보셀 전문의는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교육을 더 받는 사람은 알츠하이머 등 치매의 위험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년기의 혈압 조절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보셀은 혈압 상승을 주의롭게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년 시절에 높은 혈압을 가진 사람 중에서 혈압을 낮추는 사람은 나중에 치매 또는 경미한 인지장애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돌봄이 주 31시간 소요

가족과 기타 케어기버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을 먹여주고 돌봐 주는 일련의 일들을 해야 한다. 이 보고서는 약 1,150만 명의 가족 친지 등 케어기버들이 지난해 1,800만 시간 이상을 무보수로 일했다.

이는 케어기버가 한주에 평균 31시간가량을 풀타임으로 일한 것과 맞먹는 시간이다.

지난 7월 메디케어를 관할하는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집에서 요양할 수 있도록 해주고 무보수 친척 등 케어기버들의 심적 재정적 부담을 줄여지기 위한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가이딩 임프루브드 디멘시아 익스피리언스’(개선된 치매경험 가이드)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 모델은 주7일 24시간 도움전화와 협력 치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가족들에게 환자와 케어기버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모델에 참여하는 의사와 병원은 메디케어로부터 매달 환자 한명당 일정 비용을 받는다.

케어기버를 찾아 주는 서비스는 매우 중요하다. 가족들은 항상 큰 스트레스로 고통을 겪게 된다. 또 이분야 종사자들은 의료시스템이 치매를 겪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암환자들을 위한 유사 안내 플랜을 확대했다. 이 안내 플랜은 일반 건강 보험회사가 커버한다.

신약 개발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환자를 위한 약은 8가지가 승인돼 있다. 이중 2개만 직접 병을 공략해 기억력과 인지 감소를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

바이오젠은 ‘아둘헴’(Adulhelm)이라는 이름으로 시판했던 ‘아두카뉴맙’(aducanumab)을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연방식품의약국(FDA)는 이 약의 임상실험 결과가 불확신데도 승인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 약의 가격은 처음 공개됐을 때 연 5만 6,000달러로 책정되면서 제약회사 바이젠 역시 비난을 받았었다.

특히 FDA의 승인으로 메디케어가 이 약값을 커버해 주는 상황이 되면서 메디케어 파트 B 보험료가 크게 올랐다가 이듬해 다시 보험료가 인하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2023년 1월 제약회사 ‘아이사이’(Eisai)가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마일로이드베타 단백질 공격 의약품 ‘레카네맙’(lecanemab)을 개발해 FDA의 승인을 얻어냈다.

‘레킴비’(Leqembi)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이 약은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의 환자를 위한 것이다.

알츠하이머 협회의 이번 보고서는 이 약의 단기간 효과는 감지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이 약은 병의 진전을 늦추는 것이지 인지 감소를 회복시켜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특히 장기간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FDA는 제약회사 ‘엘리 릴리’의 약품 ‘도나네맙’(donane-mab)의 승인 여부를 잠정 연기했다. FDA는 자문 위원회를 열어 치료 효과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다.

뇌에 축적돼 뇌 세포를 죽이는 단백질로 지목된 아밀로이드를 없애는 이들 3가지 약들은 모두 임상실험에서 뇌가 붓거나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확인됐다. 하지만 일부 환자들은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고 일부는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혼란, 시력 변화 등을 경험한다.

아밀로이드 단백질 제거를 목표로 하는 약 이외에도 현재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타우단백질 축적을 막아주는 약 등이 개발 중에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usmetronews 김정섭 기자>

저작권자 ⓒ 해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