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Z 그릴 우표, 경매에서 430만 달러에 낙찰

김인규 기자 승인 2024.06.20 14:46 의견 0

손가락 한 두 마디 정도에 불과한 조그만 우표 한 장이 430만 달러(한화 약 59억3400만원)에 팔렸다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무척 궁금하실 것입니다.

주인공은 지난 6월18일 필라델피아 로버트 A. 시겔 옥션 갤러리(Robert A. Siegel Auction Galleries)에서 경매된 '블루 Z 그릴'(Blue Z Grill) 우표입니다.

이 우표는 우표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궁금하실테니 우선 사진부터 보시죠.

종전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우표는 2023년 200만 달러에 경매된 인버티드 제니 우표(Inverted Jenny stamp)입니다.

제니 우표는 평범한 관찰자라도 고가일 것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1918년 5월10일에 발행된 제니 우표는 Curtiss JN-4 airplane이란 비행기가 뒤집혀 인쇄되어 있습니다. 우표 수집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거꾸로 인쇄된' 제니는 고가일 것이라고 판단할 겁니다.

그러나 블루 Z 그릴은 얼핏 보면 그렇게 귀할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주 예리한 눈과 전문적인 지식을 가졌어야지만 진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블루 Z 그릴을 아주 귀하게 만든 것은 디자인, 색상, 연도가 아닙니다. 이 우표를 아주 고가로 만든 것은 바로 우표의 패턴인 그릴입니다.

1800년대 후반만해도어떤 이들은 사용한 우표에 찍힌 소인을 지우고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같은 우표의 재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미 연방 정부는 유관 회사들에게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1867년, 국립 은행 지폐 회사의 찰스 F. 스틸은 사용된 우표에서 소인을 제거하기 힘들게 하는 특허를 냈습니다. 이 패턴들은 그릴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릴 패턴들은 1868년부터 1872년까지 사용되었습니다.

소인 제거를 방지하는 그릴 패턴은 이것 외에도 몇개가 더 있었습니다.

우편 전문가(philatelist) 윌리엄 L. 스티븐슨(William L. Stevenson)은 1916년 관련 분류 체계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크기별로 다른 그릴을 분류하고 알파벳 문자로 라벨을 붙였습니다.

가장 특이한 유형은 인상 깊은 자국의 모양으로 구별되는 Z 그릴이었습니다. 그는 Z 그릴 스탬프는 단지 두 가지 예만 기록했습니다. 그 이후로 Z 그릴 스탬프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경매에 부쳐진 '블루 Z 그릴'(Blue Z Grill) 우표가 바로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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