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인쇄물이 점차 위축돼가고 있음에도 고서들의 값어치는 오히려 급등

1818년 발간 '프랑켄슈타인' 초판본 843,750 달러에 경매

김인규 기자 승인 2024.07.19 14:51 의견 0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인해 문서, 책 등 종이 인쇄물은 점점 위축돼가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오래된 인쇄물 특히 그 가운데서도 고서화는 오히려 그 값어치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가장 확실하고 흥미롭게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윌리암 A. 스트루츠 라이브러리 파트 1 희귀 서적 옥션<William A. Strutz Library, Part I, Rare Books Signature Auction>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번 경매 행사 가운데 헤리티지 옥션 파트에서 역대급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메리 셸리<Mary Shelley>가 1818년에 발간한 '프랑켄슈타인 혹은 현대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 초판본이 843,750 달러에 팔린 것입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또 '위대한 개츠비'도 425,000달러에 경매됐습니다.

이를 이어 호빗은 30만 달러,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Walden, or Life in the Woods가 275,000 달러에 팔렸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판매자인 윌리엄 스트러츠(William Strutz)는 1818년 초판 프랑켄슈타인(Frankensteus) 또는 현대 프로메테우스(The Modern Prometeus)를 1975년 구입했다고 합니다.

스트러츠는 노스 다코다주 비스마르크 소재 자기집 도서관에다 1950년대 말 대학 재학 때부터 장서를 소장하기 시작, 현재 약 1만 5천 권의 책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문학적으로 의미가 있고, 독창적인 상태와 중요한 출처를 지닌 책들을 주로 구입했습니다.

그는 이번으로 그치지 않고 올해와 내년 내내 경매 시리즈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필자도 미국에 있을 때 주말마다 책들을 구하러 숱하게 다녔습니다. 구입한 책들은 어떤 특별한 장르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설도 있고 수필집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책, 혹은 인쇄물을 구입했습니다. 물론 북 세일 행사에서 산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가끔은 경매에 참가, 구입한 적도 꽤 있습니다.

이번 경매는 책 수집에 취미를 가진 필자 입장에서 아주 흥미를 끌었습니다만 제 관점에서 볼 때 다소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온 것도 보입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월든 혹은 라이프 인 더 우즈'<Walden; or Life in the Woods>가 275,000달러에 팔렸다는 게 의외이며 아쉽게 여겨진다는 점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월든'은 숲속의 명상가이자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대표적 수필집입니다. 그는 1845~1847년 세속의 사회에서 떨어져 월든의 숲속에서 홀로 깨끗하고 맑은 생활을 영위하며 자연과 인생을 직시했습니다.

이 책은 그의 인성과 사상의 정수를 엿볼 수 있으며 문체 또한 절묘하여 미국 수필문학의 최고봉이라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애독되며 특히 톨스토이와 간디에게도 깊은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저 역시 책 수집 과정에서 이를 구하기 위해 엄청난 주의와 관심을 기울였음에도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같은 제 개인사가 투영된 책이기에 275,000달러라는, 저로서는 쳐다볼 수 조차 없는 거액임에도 이 액수가 책값으로는 모자란다는, 분수모르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인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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