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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지방은 예로부터 자연 지리적 조건이 유리한 지대로 알려져있다.
서해를 낀 벌방은 곡창지대로서 백미가 많이 생산되고 바다 물고기 자원도 풍부하였다.
연백, 봉산지방에서 나는 백미를 전국적으로 가장 좋은 쌀로 일러 왔는데 이 고장 쌀로 지은 밥은 마치 눈같이 흰데다가 찰밥에 기름을 바른 듯이 윤기가 돌고 맛도 좋았다고 한다.
특히 연백평야와 해안의 간석지에는 일찍부터 논농사가 발달하였는데, 1930년 완공된 연해수리조합(延海水利組合)과 1934년 완공된 황해수리조합(黃海水利組合)을 비롯한 관개시설로써 ‘곡창연백’의 이름을 전국에 떨쳤다.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기로 이름난 연백쌀의 산지인 연백평야의 조망은 지평선에 이어지는 명실공히 황금만파(黃金萬波)의 대곡창이었다고 한다.
야산으로 이루어진 동쪽지대에는 밭곡식이 잘 되고 고사리 등 산나물과 버섯이 많았다.
황해도의 중심이 바로 해주(海州)다. 해주지방의 별식으로서 불리워 온 해주비빔밥은 다른 지방의 비빔밥과 만드는 방법은 비슷하였으나 특이하게 수양산의 고사리와 이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김을 잘게 썰어서 섞어 만드는 것이다.
해주(海州)에서는 비빔밥을 해주교반(海州交飯)이라고 하는데, 이 교반(交飯)은 조선말 문인이자 언론인이며, 서예가 최영년(崔永年: 1856-1935)이 지어 1925년에 발행된『해동죽지(海東竹枝)』에 해주교반(海州交飯)이 나온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전인 16세기 말엽에 조선 중기의 명재상 약포(藥圃) 정탁(鄭琢 1526~1605)선생이 임진왜란 관계의 상소문(上疏文), 차자(箚子), 왕과의 문답, 서장(書狀) 유시문(諭示文), 패문(牌文), 보고서(報告書) 등 각종 문건을 모은『용사잡록(龍蛇雜錄)』에 교반(攪飯)이 나온다.
붉은 육회와 샛노란 달걀노른자, 연둣빛 상추와 주황색 당근 채를 휘저어 섞는다. 즉 이‘교반(攪飯)'은 휘저어 섞어 먹는다는 의미를 가진다.
최영년(崔永年)선생이‘교반(攪飯)'을 교반(交飯)으로 잘못 표기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니면 교반(交飯)이 다른 의미를 가진 것인지...혹자는 여인의 아름다움과 비교할 만큼 아름답다고 하여 ‘해주교반(海州嬌飯)’이라 불렀다고 하지만 이 또한 문헌적 근거는 희박하다.
해주비빔밥은 다른 비빔밥들과 달리 밥을 기름에 볶아서 비벼 먹는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것이다.
돼지기름에 볶은 밥을 사용하는 것은 황해도 지방의 혹독한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 고열량의 지방을 섭취하기 위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특히 밥을 돼지기름에 소금과 참깨를 뿌려 가며 볶은 다음 고기는 돼지고기 삼겹살, 소고기, 닭고기는 양념에 재웠다가 기름에 볶으며 미나리, 시금치, 콩나물, 도라지, 수양산 고사리는 소금, 간장, 참기름, 파, 마늘로 간을 약간 맞추어 복아 내며 닭알(계란)은 얇게 지져 실오리처럼 썰며 다시마는 튀겨 낸다.
볶은밥은 그릇에 담고 나물을 색 맞추어 올려놓은 다음 가운데에 고기볶음을 놓고 후춧가루를 약간 뿌려 실고추, 실 닭알로 고명하여 맨 위에 다시마 튀기를 얹는다. 뜨거운 장국물, 나박김치, 고추장이 곁들여 낸다’고 한다.
해주비빔밥은 밥알이 아주 고소하다. 해주비빔밥에 서해 바다의 김과 해주 수양산의 고사리와 버섯 등을 얹어서 먹는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