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는 성체가 붉은 빛에 푸른색과 초록색의 조합이 어우러진 화려한 지느러미를 가져 마치 공작처럼 우아하게 걸어 다닌다. 성대는 마산 등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으로 화려한 자태만큼 제법 맛도 있다.
1814년(순조 14), 정약용의 형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은『자산어보(玆山魚譜)』에 ‘성대를청익어(靑翼魚)라 하였고 달강어 무리를 회익어(灰翼魚)라 하였다. 청익어(靑翼魚)는 속명으로 승대어(僧帶魚)라 하였으며 오늘날의 성대를 말한다. 또 “脅有翼大如易可券舒(협유익대여역가권서), 옆구리 부분에 날개가 있는데, 큰 부채와 같고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라고설명하였다.
성대는 푸른 날개를 가졌지만 날치처럼 날아다니지는 않는다. 오히려 해저를 걸어 다닌다.
주로 횟대목 성대과에 속하는 성대와 밑성대 등의 어류들이 해저에서 보행을 하는 종류인데, 이외에도 보행을 하는 물고기로는 쌍뿔달재, 가시달갱이, 달강어, 꼬마달재, 밑달갱이 등 7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좌우의 가슴지느러미 줄기(기조) 중 아래쪽 3개가 기막이 없어지고 사람의 손가락처럼 유리되어 있어 보행기 역할을 하므로 걸음을 걸을 수 있다. 좌우의 보행기를 교대로 움직이면서 마치 사람이 걷는 것처럼 해저를 돌아다닌다.
고등동물은 맛을 보는 맛세포(미뢰)가 혓바닥에 국한되어 있으나 어류는 다르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혓바닥 외에 구강, 새궁, 새파, 입술, 수염 등에 맛세포가 분포하므로 그 분포가 매우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성대는 앞에 말한 보행기 끝부분의 표피에 맛을 볼 수 있는 미뢰가 분포되어 있어 걸음을 걸을 때 뻘 속에 숨어있는 저서동물인 갯지렁이, 새우, 게 등의 맛을 보고 찾아내기 위하여 보행을 하는 것이다.
성대가 보행을 하면서 먹이를 찾다가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할 때 큰 가슴지느러미를 펴고 헤엄을 치는 모습은 공작새와 같이 우아한 자태다. 만약 위험에 처하기라도 하면 이 가슴지느러미로 모래를 끼얹어 몸을 숨기기도 한다.
한편 성대는 바다의 울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성대가 우는 소리를 차용하여 호우보우(防弗 : ホウボウ)라고 이름을 붙였다 한다.
서양에서도 성대를 ‘bluefin sea robin’ 혹은 ‘sea robin gurnard’이라 부르는데, 이는 ‘푸른 지느러미를 가진 ‘바다의 울새’ 또는 ‘중얼대는 바다의 울새’라는 뜻으로 성대의 독특한 푸른색 지느러미와 부레을 이용하여 소리를 내는 특이한 습성을 빗대어 이름을 붙인 것이다.
성대는 위험에 처하거나 밤이 되면 구-구-하고 소리를 내기도 한다. 아마도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거나 또 다른 의미의 신호용으로 발음을 하는 것 같다.
중국에서도 녹어(綠魚), 녹고(綠姑), 당당어(黨黨魚)라 하는데 모두 가슴지느러미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성대는 생김새가 공작새처럼 화려하기도 하지만 귀하다. 머리가 커서 회(膾)를 떠도 살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 성대 열 마리를 회로 떠 봐야 불과 횟감이 약 1.5kg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생선 비린내가 전혀 안 나고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오며, 쫄깃쫄깃하면서 담백하여 바닷가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성대는 회(膾) 외에도 구이나 찜으로도 해 먹는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