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특유의 고소한 맛을 즐기기에는 소금구이가 최고다. 집 나간 며느리 마음을 돌려놓는다는 전어 특유의 고소한 냄새는 전어를 구울 때 몸에 밴 불포화지방산이 타면서 나는 것이다.

전어 구이를 제대로 맛보려면 깨가 서말인 대가리와 내장을 같이 먹어야 한다.특히 대가리와 내장을 같이 먹으려면 15㎝이하의 작은 전어를 선택하는게 좋다. 그러나 전어구이용은 20~30㎝ 정도의 떡전어라야 고소함도 있고 살집의 양도 많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전어 굽는 냄새라면 질색을 한다.

일본에서도 전어는 가을과 겨울을 최고로 치는데 주로 젓갈을 담그거나 식초에 절여서 먹고 아니면 회와 초밥으로 먹지 구이로는 거의 먹지 않는다. 구운 전어 냄새가 불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옛날 일본에서 전어는 별명이 절복어(切腹魚)였다. 배를 가르는 물고기, 다시 말해 할복 물고기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이다. 일본 사무라이가 전어를 먹을 수 없는 이유가 또 있었다. 사무라이에게 할복을 명령할 때 마지막으로 먹인 음식이 바로 전어였기 때문에 전어를 보면 할복이 연상되어 사무라이들은 전어 먹기를 꺼렸다는 것이다.

특히 고노시로는 또 다른 말로 ‘우리 성(この城)’이라는 뜻을 갖고있는데, 전어를 먹는다는 말은 곧 자신이 소속된 성(城)을 먹는다는 뜻이니 ‘배신을 하다’ 또는 ‘성(城)이 함락된다’는 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무라이는 전어를 절대로 먹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어는 무사인 사무라이가 먹으면 안 되는 금단의 생선이었기에, 에도시대에 사무라이는 전어를 먹을 수 없다는 조례까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일본 사람들은 전어를 구워 먹지는 않지만 생선회로 또 초밥으로, 젓갈로 맛있게 먹으면서 전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전어 굽는 냄새가 얼마나 싫은지 관련된 전설까지 있다.

옛날 일본 중부지방에 예쁜 외동딸을 둔 노인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지방을 다스리는 영주가 우연히 딸을 보고는 미모에 반해 첩으로 삼으려고 했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외동딸을 정부인이 아닌 첩으로 시집보낼 수는 없어 부모가 딸이 병들어 죽었다며 영주를 속였다. 그리고는 영주가 보낸 사람 앞에서 죽은 딸을 화장한다면서 딸 대신에 물고기를 넣고 관을 태웠다. 이때 넣은 물고기가 바로 전어였다. 전어 타는 냄새를 맡은 영주의 신하가 정말로 딸이 죽어 화장을 했다고 생각해 영주에게 돌아가 그대로 보고했다. 이 때문에 전어를 자식을 대신해 태운 물고기, 즉 고노시로(子の代)라고 했다. 전어는 일본말로 고노시로(このしろ)다.

고노시로라는 말의 어원도 ‘밥 대신에 먹는 생선(飯代魚)’에서 비롯됐다는 어원설이 있다. 고대 일본어에서는 밥을 ‘고(こ)’라고 불렀고 ‘시로(しろ)’는 대신하다는 뜻이니 전어가 밥 대신 먹는 생선이었기에 생긴 이름이라는 것이다.

한편 20㎝ 정도 크기 전어를 '고노시로(このしろ)'라고 부르는데, 일본인들이 제일 좋아 하는 크기다.

15㎝ 전후의 중간 크기는 '고하다', 10㎝ 정도면 '신고'라고 부른다.

일식당에서는 주로 전어를 '3장 포뜨기' 한 다음 소금에 절여 촛물에 담갔다가 회와 초밥으로 즐긴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