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보석 디자이너 JAR이 세팅한 10.38캐럿의 희귀한 핑크 다이아몬드가 프랑스 왕실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며, 크리스티 뉴욕의 ‘매그니피센트 주얼(Magnificent Jewels)’ 경매에서 추정가의 두 배에 가까운 약 1,398만 달러에 낙찰됐다.
마리 테레즈 핑크 히스토릭 JAR 컬러 다이아몬드 반지. 이미지: 크리스티 제공
앙굴렘 공작부인 마리 테레즈(Marie-Thérèse d’Angoulême)의 보석 컬렉션은 말 그대로 전설로 통한다. 그녀의 어머니인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의 소유였던 최고급 보석들이 여럿 포함되어 있다.
비록 그 유래가 다를지라도, 이번에 경매에 출품된 10.38캐럿의 자줏빛 핑크 다이아몬드 역시 예외가 아니다. 현대 보석 디자이너 JAR이 반지로 세팅한 이 다이아몬드는 6월 17일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하이라이트로 떠올랐고, 예상가를 거의 두 배 넘겨 1,398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유명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전설에 따르면, 마리 앙투아네트는 1791년 파리를 탈출하려 하기 전, 자신의 사치스러운 보석 컬렉션을 믿을 만한 궁중 미용사에게 맡겼다고 전해진다.
이 보석들은 프랑스를 빠져나가 그녀의 고향 오스트리아로 밀반입되었고, 마리 테레즈가 1796년에 그곳에 도착했다. 이 환상적인 핑크 다이아몬드가 그 안에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마리 테레즈가 이 보석을 자신의 조카 마리 테레즈 드 샹보르(Marie-Thérèse de Chambord)에게 물려주었고, 그녀는 다시 바이에른 왕국의 마지막 여왕인 마리아 테레지아(Maria Theresa)에게 물려주었다.
이 다이아몬드는 마리아 테레지아의 유언장에 "샹보르 이모에게 받은 핑크 솔리테어 다이아몬드"로 명기되어 있다. 이후 이 보석은 1996년까지 그 가문에 남아 있었다.
샹보르 부인이 이 다이아몬드를 1868년경 금과 은으로 만든 머리핀에 세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머리핀과 케이스도 이번 경매 품목에 포함되었다.
현 소유자는 보석 회사 JAR에 이 다이아몬드를 새로운 반지로 재디자인하도록 의뢰했다. 현재는 블랙 플래티넘으로 된 반지에 세팅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작은 무색 라운드 다이아몬드들이 장식되어 있다. 연핑크색 연모양 다이아몬드 상단의 문양은 왕관과 플뢰르 드 리스를 닮아 프랑스 왕실과의 연관성을 암시한다.
JAR은 1977년 주얼러 조엘 아서 로젠탈(Joel Arthur Rosenthal)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는 그를 “현대의 파베르제(Fabergé)”, 배우 엘렌 바킨은 “현대의 마티스(Matisse)”라 불렀다.
그는 생존 작가로는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연 보석 디자이너로, 정교한 세공, 복잡한 파베 세팅, 대담한 색채 조합으로 유명하다. 그의 디자인은 다이아몬드와 함께 티타늄, 목재 등 다양한 소재를 결합한다. 6월 17일 경매에서는 그의 다른 작품 11점도 함께 출품되었다.
역사적 유래와 세련된 세팅을 제쳐두더라도 이 핑크 다이아몬드는 그 자체로 매우 특별한 보석이다. 크리스티 국제 보석 부문 대표 라훌 카다키아(Rahul Kadakia)는 이 다이아몬드가 “핑크 다이아몬드의 원산지로 꼽히는 인도 골콘다(Golconda) 지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다.
미국 보석학회(GIA)에 따르면, 핑크 다이아몬드는 가장 희귀한 컬러 다이아몬드 중 하나이며, 다른 유색 다이아몬드들과 달리 화학적 불순물 없이 결정 구조의 왜곡으로 인해 색이 생긴다.
카다키아는 이렇게 말한다.
“이 보석은 주얼리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습니다.”
희소성, 스타일, 역사, 그리고 무엇보다도 눈부신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