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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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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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서북부 지역인 파주, 고양, 김포 등에는 털레기라는 토속음식이 있다.
털래기탕’은 2002년 필자가 불교TV를 통해 처음 소개했다. 고양시 행주산성 근방에서 웅어를 촬영하고 있던 찰나에 미꾸라지를 아무 도구 없이 손으로 잡는 어신(魚神)이 있다는 지인의 소개로 그를 만나 고양시 공릉천에서 직접 손으로 미꾸리를 잡는 모습을 촬영했다.필자가 어신이라는 분에게 “이 미꾸리를 잡아 고양시에서는 어떻게 해 먹습니까?”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털래기탕을 해 먹는다고 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에 그렇다면 “털래기탕을 직접 끓여 볼 수 있느냐?”고 물으니 할 수 있다고 해 그날 잡은 미꾸리로 털래기탕을 끓이는 장면을 촬영해 방송에 나가게 됐다. 이후 고양시의 털래기탕은 서서히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 북부지방의 향토 별미로 인터넷 등 언론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서울식 추탕(鰍湯)처럼 통미꾸리로 끓이는 탕은 고양시를 중심으로 한 경기 북부지역의 ‘털래기탕’과 원주시를 중심으로 한 강원도식 ‘원주 추어탕’이 있다.
강원도 추어탕 역시 추탕 식의 통미꾸리로 끓여 내는 것이 서울의 추탕이나 경기도 털래기탕과 같다. 털래기탕은 주로 여름철 천렵(川獵) 후 끓여 먹는 서민음식이다. 통미꾸라지와 각종 채소, 수제비, 마른국수, 민물새우들이 어우러진 상태에서 고추장을 풀어 마무리한다. 매운탕도 아니요, 추어탕도 아니요, 어죽도 아니요. 이게 바로 미꾸리 털래기라는 음식이다.
먼저 국수와 건지를 건져 먹고 국물까지 떠먹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소주와도 참 잘 어울리는 음식이고 안주다. 꼭 주당이 아니라도 왠지 차가운 소주 한잔이 생각나게 하는 음식이다.
털래기탕에는 통미꾸리가 들어간다. 하지만 새끼손가락 정도의 작은 놈이라 거부감도 없고, 비린내나 흙내도 안 난다.‘털래기’는 여러 가지 야채와 국수, 수제비를 털어 넣고 끓인다고 해 ‘털어서 넣는다’란 말에서 유래됐다.
경기일대에서는 가을에 푸른 대파 잎에 통미꾸리를 넣고 짚불에 던져 넣어 구워 먹기도 했다고 한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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