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들이 연어서식지 복원

퓨짓 사운드에서 개체수 크게 줄고 있는 치누크 연어 복원
에버렛 인근 353 에이커 농장 등 퓨짓 사운드 곳곳서 공사

김인규 기자 승인 2022.10.14 15:36 의견 0

퓨짓 사운드(미 서북부 워싱턴주 서부에 있는 만)에서 개체수가 계속 줄고 있는 치누크연어의 서식지 확보를 위해 매리스빌 남쪽 I-5 고속도로변 농지를 습지와 갯벌로 복원하는 작업이 튤랄립 원주민부족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원래 성장기 치누크들이 바다로 나가기 전에 서식했던 늪이었지만 1900년대 초 농장이 들어서면서 둑들이 바닷물을 차단했다. 그에 따라 어린 연어들이 해수와 담수가 섞인 이 늪에서 장기간 적응하며 체력을 기르지 못하고 곧바로 바다로 나가는 바람에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결과를 빚었다.

‘에버렛 항 청왜가리 늪’으로 불리는 353 에이커 규모의 이 복원공사는 이달 중순 완료될 예정이다. 이 공사는 인근 스미스 아일랜드와 쿠울울트 소택지 등 퓨짓 사운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습지복원 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큰 편으로 이들 공사가 마무리되면 총 1,000여 에이커의 강어귀 습지가 복원된다.

현재 매리스빌 공사장에선 마지막 4개 째 둑을 허무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이미 바닷물이 조금씩 밀려 들어와 한 세기 만에 옛 해수로의 소택지와 갯벌에 숨통을 열어주고 있다. 바닷물을 따라 송사리들도 들어오고 있으며 주변 버드나무 가지엔 청왜가리가 앉아 이들을 노려보고 있다.

튤랄립 부족은 이미 2015년 2,000만달러를 들여 스노호미시 강 인근 쿠울울트 어귀 소택지에 한 세기만에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주정부의 복원사업을 적극 지원했다. 부족 관계자는 공사 후 2년 만에 약 1만 마리의 치누크연어가 이 소택지에 회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원주민부족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스노호미시강 델타 내 강어귀의 ‘필수 연어 서식지’ 중 85%가 농지개발 때문에 해수와 단절됐고, 그에 따라 매년 160여만 마리의 치누크가 산란장으로 회귀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스노호미시강 외에 눅색강, 새미시강, 스틸라구아미시강, 스캐짓강 등에서도 농업과의 알력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부족 보고서는 밝혔다.

지난 6월 튤랄립 베이 해변에서 연어의 회귀를 기원하는 연례축제가 열렸다. 튤랄립 부족의 조약국장인 라이언 밀러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 연어가 스스로 희생했다”는 것이 이 축제의 주제라며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연어에 감사하는 뜻으로 항상 연어 서식지를 보살피고 연어가 필요로 하는 기타 모든 사항을 유지시키겠다는 뜻을 축제를 통해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시애틀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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