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2019년, ‘그레이트 레이크스 라이터 클럽(Great Lakes Lighter Club)’의 페이스북 그룹 게시물에서 시작되었다.
스위스 시민 롤프 거스터(Rolf Gerster)는 자신의 수집품 중 하나인 제2차 세계대전 시대의 집포(Zippo) 라이터 사진을 올렸다. 전쟁 기념품이나 빈티지 라이터 수집가에게는 흥미로운 물건이었지만, 어떤 가족에게는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 라이터에는 “Musashe 1943”이라는 각인과 함께 군번의 일부가 보였다.
미 육군 항공대 소속 마이클 무사셰(Michael Musashe) 하사는 1944년 베를린 폭격 임무 중 실종되었다. 격렬한 적의 공격을 받은 후 조종사는 승무원들에게 탈출을 명령했다.
(이미지 출처: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빈스 무사셰(Vince Musashe)는 “사촌의 사촌”으로부터 그 게시글을 알게 되었지만, 그 라이터는 훨씬 더 가까운 인연이 있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바로 빈스의 삼촌인 마이클 무사셰 하사가 전쟁 중 유럽에서 실종되기 전에 지니고 다녔던 물건이었다.
DPAA(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 는 미국 국방부 산하 기관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쟁 중 전사했거나 실종된 미군 장병들(PoW/MIA, 즉 전쟁포로/실종자)*을 찾고 신원 확인하여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성명에 따르면, 무사셰는 ‘Spirit of Wanette’라는 이름의 폭격기에 탑승한 10명의 승무원 중 한 명이었다.
1944년 4월, 베를린의 특정 구역을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고 출격한 이 폭격기는 적의 공격으로 심하게 손상되었고, 안개 속에서 항로를 변경했다. 무사셰는 공격해온 독일 전투기 메서슈미트 210(Messerschmitt 210)을 격추시켰다. 이후 조종사는 승무원들에게 낙하산 탈출을 명령했다.
그중 두 명은 끝내 발견되지 못했다. 무사셰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미 전쟁부는 1945년 11월 사망 판정을 내렸지만, 빈스는 그의 할머니가 항상 이렇게 믿었다고 말했다. “아들이 전투 중 실종되었다는 건 아직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요.”
DPAA와의 면담 후 가족은 롤프 거스터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는 라이터를 무사셰 가족에게 돌려주겠다는 데 즉시 동의했고, 가능한 한 빠르고 간편하게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왔다. 거스터 역시 군 복무 경험이 있었고, 미 해군 출신인 빈스는 그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느꼈다고 말했다.
라이터에는 27개의 표시선(hash mark)이 새겨져 있었는데, 빈스는 이것이 무사셰가 수행한 27번의 임무를 나타낸 것이라고 믿는다.
95세의 버지니아 졸러(Virginia Zoller)는 오빠의 라이터를 손에 쥐었다.
무사셰의 여동생 버지니아 졸리(이미지 출처: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빈스가 라이터를 받은 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은 95세의 고모, 버지니아 졸러였다. 마이클 무사셰는 그녀의 오빠였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그를 본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81년이 지나, 그녀는 오빠가 돌아오면 하겠다고 했던 걸 드디어 했어요.” 빈스는 말했다.
“그녀는 라이터에 입을 맞췄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