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영국의 한 자칭 ‘에페메라(각종 인쇄물·잡문헌) 수집가’는 자동차 트렁크 벼룩시장(car boot sale)에서 20파운드에 만화책 한 상자를 샀다. 익명을 유지하고 있는 이 수집가는 그 상자를 수년간 다락방에 그대로 보관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 되어서야 자신이 무엇을 갖고 있는지 조사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Superman No. NN CGC Grade 8.5 Bradman promotion copy (DC Comics, 1988)
놀랍게도 그는 그 상자 속에서 1988년에 발행된 매우 독특한 일회성(one-shot) 슈퍼맨 만화책 48권을 발견했다. “This Island Bradman”으로 알려진 이 만화는 DC 코믹스 역사상 유일한 개인 의뢰(private commission)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eBay에서 이 책이 최대 3만 파운드(미화 약 3만9천 달러)에 올라오는 것을 보자, 이 중 47권을 서리(Surrey)에 있는 이우뱅크(Ewbank’s) 경매회사를 통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11월 4일 열린 이 경매에서 총 낙찰가는 4만8천 파운드(미화 약 6만2,400달러)를 넘어섰다.
“This Island Bradman”의 기원
“This Island Bradman”은 부유한 사업가 고드프리 브래드먼(Godfrey Bradman) 이 아들 다니엘의 바르 미츠바(유대교 성인식) 참석자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한 선물로 특별 주문한 만화다.
과거 다니엘이 갖고 있던 방대한 만화책 컬렉션은 실수로 석면(asbestos)에 노출되며 전부 폐기된 바 있었고, 이에 아버지가 보상하는 의미로 이 특별 만화를 의뢰한 것이다.
총 약 200부가 인쇄되었고, 바르 미츠바 이후 약 48부가 남아있다고 전해진다. 이때 손님들에게 나누어줬던 일부는 가끔 경매에 등장하곤 한다.
이 만화는 데이비드 레빈(David Levin)이 스토리를 담당, 커트 스웨인(Curt Swain)과 안젤로 토레스(Angelo Torres)가 작화를 맡은 8페이지짜리 단편으로 구성돼 있다. 표지에는 다니엘과 그의 친구 앤드루 헌트가 슈퍼맨과 함께 모험을 떠나, 크립톤 광선에 갇힌 슈퍼맨을 돕는 장면이 담겨 있다.
“48부를 40년 가까이 추적해왔다… 드디어 찾았다”
이우뱅크의 만화 전문가 톰 프랜시스-두마(Tom Francis-Duma) 는 이렇게 말했다.
“골수 슈퍼맨 팬들은 거의 40년 동안 이 48부의 ‘잃어버린 더미’를 추적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그것을 찾아낸 것입니다.”
그는 “최근 판매된 두 권이 각각 6,500달러와 3,500달러였다”고 덧붙였다.
경매 결과: 20파운드 투자 → 4만8천 파운드 회수!
가장 높은 낙찰가는 CGC 9.6 등급으로 평가된 16권 중 하나로,
2,600파운드(미화 약 3,380달러) 에 팔렸다.
가장 낮은 낙찰가는, 예상가가 겨우 40~60파운드였던 중간 등급(mid-grade) 표본이었지만,
무려 845파운드(약 1,098달러) 에 팔렸다.
총 47권의 낙찰가 합계는 4만8천 파운드를 넘어섰다.
20파운드 지출로는 상당히 나쁘지 않은 투자 수익이라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