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토면(土麵)’과 제천의 ‘토리면’

김인규 기자 승인 2021.09.30 09:37 | 최종 수정 2021.09.30 09:42 의견 0

막국수란 이름은 겉껍질과 속 메밀을 섞은 '마구'란 뜻과 메밀의 예민한 성질 때문에 '방금' 만든 국수란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강원도에서는 '땅이 주는 먹을 것에 대한 고마움'을 의미하는 토면(土麵)이라고 했다.
강원도의 막국수는 동서가 다르다. 즉 영동의 겉껍질과 속메밀을 섞어 뽑은 '겉메밀 면발'과 영서의 '속메밀 면발'로 구분된다.
강원도의 토면(土麵)은 밀과 쌀이 흔치 않던 시절 동네 결혼식에서 해 먹던 잔치국수다.
토면(土麵)의 핵심은 국물이다.
동치미 국물은 좋은 무를 쓰는 게 으뜸이다. 국물을 우려내는 게 최선의 목적이므로 무를 모양도 낼 필요없이 칼로 쭉쭉 쪼개서 항아리에 넣는다. 소금, 대파, 생강, 양파, 풋고추 등을 넣고 숨이 죽으면 물을 붓는다. 겨울에는 숙성이 되면 하얀 곰팡이가 살짝 낀다. 익은 냄새가 풍기면서 맛이 짭짤해지면 토면용 국물이 된다.

겨울에는 열흘 정도, 여름에는 3~4일이면 동치미가 먹음직스럽게 잘 익는다고 한다. 그 국물을 떠서 물하고 섞은 후 맛을 낸다. 잘 익은 김치 국물을 넣으면 약간 발간 색이 나고, 채소 국물도 버리지 않고 뒀다가 채에 걸러서 국물과 섞기도 한다. 동치미 국물의 단순한 맛에 이렇게 맛을 보충해 새콤달콤한 완성된 맛을 내는 것이다.
토면(土麵)에 도토리묵, 지단, 쇠고기볶음, 묵은 김치 무침 등을 덛 얹으면 ‘토리면’이 되는데, 충청북도 제천의 향토국수이다.
토리면은 토면(土麵)보다 맛이 선명하고 칼칼해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고기가 들어가 국물이 기름지고 양념이 매콤해 혹자는 '차가운 해장면'이라고 비유한다.


토면(土麵)
식재료
메밀가루 500g(4 1/4컵), 전분 15g(2큰술), 반죽물 200mL(1컵), 동치미국물 800mL(4컵), 돼지고기 50g, 달걀 50g(1개), 대파 10g(1/4뿌리), 마늘 5g(1쪽), 동치미무 적량, 식초 적량, 겨자 적량, 물 적량

조리방법
1. 메밀가루, 전분, 물을 잘 섞어 반죽하여 젖은 면포에 싸둔다.
2. 1의 반죽을 밀대로 밀어 국수를 만든 다음 끓는 물에 삶고 찬물에 헹궈 건져 놓는다.
3. 돼지고기는 대파와 마늘을 넣고 물에 푹 삶아 건져 편육을 만들어 얇게 썬다.
4. 동치미의 무는 건져서 돼지고기와 같은 크기로 썰어 두고, 동치미국물은 차게 둔다.
5. 달걀은 삶아 껍질을 까서 반으로 썬다.
6. 냉면그릇에 국수를 담고, 동치미무와 삶은 달걀, 편육을 얹은 후 시원한 동치미국물을 부어 낸다(식성에 따라 겨자와 식초를 첨가한다).

참고사항
·쌀이 부족하던 삼국시대에 혼인날 쌀 대용으로 메밀국수를 대접하던 풍습이 전래되었으며, 시원한 동치미국물에 말아 낸 메밀국수의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여름에는 밀가루 물을 묽게 끓여 쪽파와 양파, 총각무로 시원한 동치미를 미리 담가 이용한다

토리면
식재료
메밀가루, 전분(고구마, 감자), 물, 동치미국물, 쇠고기(돼지고기), 달걀, 동치미무, 김치국물, 대파, 마늘 , 도토리묵, 식초, 겨자 등이다.여름에는 밀가루 물을 묽게 끓여 쪽파와 양파, 총각무로 시원한 동치미를 미리 담가 이용하기도 한다.

조리방법

1) 메밀가루, 전분, 물을 잘 섞어 반죽하고 젖은 면포에 싸서 잠시 숙성시켜둔다.2) 메밀가루 반죽을 밀대로 밀어 국수를 만든 다음 끓는 물에 삶고 찬물에 헹궈 사리를 만들어 채반에 건져 놓는다.3) 소고기는 잘게 썰어 기름에 볶고 돼지고기를 사용할 경우 대파와 마늘을 넣고 물에 푹 삶아 건져 편육을 만들어 얇게 썬다.4) 동치미 무는 건져 돼지고기와 같은 크기로 썰어 두고, 동치미 국물과 김치국물을 잘 섞어 차게 준비한다.5) 달걀은 삶아서 껍질을 까고 반으로 썰고 도토리묵도 두꺼운 채로 썰어 둔다.6) 냉면그릇에 국수를 담고, 동치미 무와 삶은 달걀과 편육을 얹은 후 시원한 동치미국물을 부어 낸다. 식성에 따라 겨자와 식초를 첨가한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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