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리, ‘3일의 약속’ 미국내 이산가족 조명

아직도 진행형인 남북이산가족의 아픔

김인규 기자 승인 2022.08.01 09:51 의견 0

한국전 발발 72주년이 지났지만 미국내 한인 수만명에게 남북 이산가족 문제는 먼 과거의 일이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VOA)’ 한국어 방송이 정전기념일(7.27)에 맞춰 미국 내 이산가족에 관한 다큐멘터리 ‘3일의 약속’을 제작해 남북이산가족문제를 다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다큐의 한국어 버전은 6.25전쟁 기념일인 지난달 25일 공개된데 이어 영어버전 ‘Three days is a lifetime’은 정전기념일에 오픈됐다.

1990년대부터 이산가족 상봉 운동에 앞장서 온 이차희 재미이산가족협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1세대 이산가족 4명과 이산가족 2세대의 얘기를 30분 분량에 담았다.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VOA 부지영 시니어 에디터는 “그동안 총 21차례 이산가족 대면 상봉이 이뤄진 한국국민들과는 달리, 미국 거주 한인 이산가족은 민감한 미북 관계와 법적 문제로 인해 정부 공식 채널을 통한 상봉 기회를 단 한 번도 얻지 못했다”며 “2021년 연방하원에서 이산가족상봉법안이 통과된 가운데 한 가닥 희망을 품고 있는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을 조명했다”고 말했다.

다큐에서 이산가족들은 한국을 떠나 미국이라는 새로운 터전에서 삶을 시작했지만,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안 찾은 것도 아니고 잊은 적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뭐 3일 후에 다시 돌아올 거니까…” 다리가 불편한 셋째 형만 남겨둔 채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섰던 권성주 씨. 70년 넘게 가족사진 그 어디에도 셋째 형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송윤재씨는 3일만 배에 타고 있으면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믿었으나 그가 올라탄 배는 그를 남한 땅에 내려놓았다. 지금은 캘리포니아에서 북한에 남은 형들과 누나를 그리워한다.

1940년 만주에서 태어나 살다가 해방 후 아버지와 오빠는 북한으로, 나머지 가족은 남한으로 흩어지게 됐다는 이차희 씨. 그는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을 연결해 수십 년째 이산가족 상봉 운동을 벌이고 있다.
80~90대가 대부분인 1세대 이산가족은 하루하루 흐르는 시간에 애만 탄다.
이런 가운데 한인 3세대인 제이슨 안(의사)과 데이빗 윤 등 젊은 한인들이 이산가족 다큐 ‘Divided Families’ 등을 제작하며 남북이산가족문제를 알리고, 더 늦기 전 해결을 촉구하고 나서 희망을 주고 있다.
이 다큐는 현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락스퍼국제영화제에서 30일에 상영될 예정이며 VOA 홈페이지 https://www.voakorea.com/a/6666522.html 또는 유튜브에서 볼수 있다.

<워싱턴 한국일보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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