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세차장’간판 시애틀 랜드마크로

랜드마크보존위원회 만장일치 통과 …세차장 폐업 후 박물관에 기증돼

김인규 기자 승인 2022.08.19 15:33 의견 0

시애틀 인기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분홍색 코끼리 세차장 간판이 시애틀 대표 공식 랜드마크가 됐다.

시애틀 랜드마크 보존위원회는 다운타운에 설치돼 있다 철거된 ‘핑크 엘레펀트 카 워시(Elephant Car Wash)’ 간판을 시 공식 랜드마크로 지정하기로 최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 간판은 시애틀 다운타운 입구 대니 웨이에 걸려있던 것으로 지난 2020년 코끼리세차장이 문을 닫고 철거된 이후 레이니어 브루어리의 ‘R’자, 워싱턴 내추럴 가스 블루 프레임의 사인 등과 함께 시애틀 역사산업박물관에 기증됐었다.

시애틀역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끼리 세차장은 1951년 엘던 앤더슨과 그의 아내 버지니아가 사우스 4번가와 랜더 스트리트에 문을 연‘5분 카워시’가 시초다. 앤더슨은 이후 동생 딘과 함께 도드래 시스템과 비누, 물노즐, 스프링클러 등이 장착된 최초의 자동 세차 시스템을 발명해 큰 인기를 끌었다.

1956년 셋째 아치가 형들의 사업에 참여하며 6번가와 데니웨이에 2번째 세차장을 오픈했다. 아치는 물 호스가 코끼리 코와 비슷하다는데 착안해 이름과 로고에 코끼리를 넣었다. 당시 간판 제작을 맡은 캠벨 네온은 분홍색을 제안했는데, 1950년대만 해도 분홍코끼리는 도자기나 접시, 소금이나 후추병 등에서 흔히 쓰이는 친근한 주제였다.

큰 코끼리와 네 마리 아기코끼리로 구성된 간판 디자인은 이바스 레스토랑과 딕스 드라이브인 등 시애틀의 유명 업소 간판을 단골로 디자인한 베아트리스 해버필드가 제작했다. 모두 380개의 깜빡이는 전구로 장식돼 있는 이 간판은 세월이 흐르며 시애틀 명물이 됐고 각종 상품 광고나 TV쇼 프로그램에도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1963년 앤더슨 가족은 타코마 사우스 퍼시픽 애비뉴에 3번째 세차장을 열며 승승장구하다 1997년 현재의 소유주 밥 해니에게 모든 세차장을 팔고 은퇴했다. 하지만 해니는 2020년 범죄와 노숙자, 마약범들, 유지비용 상승, 시애틀시의 규제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데니 세차장을 폐업했다.

<시애틀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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