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어가 참서대 등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눈치만 보다간 박대눈 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양쪽 눈의 폭이 서대보다도 매우 좁은 편이다.

박대어는 생선치곤 비린내가 그다지 심하지 않아 생선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박대어는 잘 먹는 경우가 많다.

이 맛있는 박대어를 시집간 딸에게 주면 버릇이 되어 친정에 자주 들른다고 한다.

박대어(朴帶魚)를 한문으로 박접(薄鰈)이라고도 한다.

박대어와 참서대는 외형상으로는 거의 구분하기가 힘들다. 또 일부 지방에서는 서대어를 박대어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참서대어는 성체의 길이가 30㎝를 넘지 않는 반면에 박대어는 최대 길이가 60㎝ 정도에 이를 정도로 참서대어에 비하여 큰 편이다.

박대어에 대한 고문헌을 살펴보면 조선 때 이조판서를 역임한 지봉(芝峯)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이 쓴『지봉유설(芝峰類說)』에는 “광어, 설어는 모두 가자미류이다”라고 하였고, 주자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 1681~1763)의『성호사설(星湖僿說)』에는 “지금 서해에는 설어(舌魚)란 고기가 있는데, 눈은 등에 있고 입은 옆에 있는 것이 가자미와 비슷하고, 기다란 모습이 비장(脾臟, 지라)과 같다”라고 하여 참서대과의 물고기를 설어(舌魚)로 표기하였다.

박대어의 생김새는 가자미와 유사하면서도 몸은 마치 소의 혓바닥처럼 생겼고 가자미보다 더욱 납작하다.

그래서 조선 후기 실학자이며 천주교인인 손암(巽庵)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이 1814년(순조14년)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는 동안 펴낸『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마치 소의 혓바닥과 같이 생겼다 하여 우설접 (牛舌鰈)으로 기록하고 있다. 또 옛날 가죽신의 밑창과 같이 생겼다 하여 혜대어(鞵帶魚)라 불리는 장접(長鰈)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장접은 지금의 참서대에 해당한다.

박대어는 생으로 조리하는 것은 거의 없고 주로 말려서 유통을 한다.

제철이 10~11월 가을철에 박대어를 잡으면 그 껍질을 벗겨서 말려 둔다.

그래서 박대의 박자를 벗길 박(剝)자를 쓰기도 하고 얇고 납작한 물고기라는 의미로 얇을 박(薄)를 쓴 박대어로 해석하기도 한다.

박대어는 등껍질이 쥐치 껍질처럼 질기고 거칠어 일단 말라버리면 벗기기가 쉽지 않다.

묵을 쑬 재료이므로 빨래를 빨듯이 빨아 여러 번 헹구는데, 껍질에 붙은 비닐이 벗겨지도록 충분히 헹군다. 특히 바닷고기의 짠 기를 빼기 위해 민물로 헹구어야 한다.

말린 껍질과 민물을 같은 비율로 해서 여기에다 생강을 넣고 약 불로 한 시간 동안 저으면 묵이 완성된다. 다른 묵과 달리 박대묵을 쑬 때는 식초를 조금 넣어야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유리알처럼 맑은 묵이 되면 그릇에 담아 식히거나, 면 보를 놓고 받쳐 지저분한 것을 거른 후 그릇에 담아 식히면 쫀득한 묵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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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참기름, 갖은양념과 오이, 미나리 등을 넣어 무쳐 먹는데, 주로 술안주로 먹는다.
보령, 서천, 군산, 부안 등지에서는 박대껍질묵이라 하지만 인천, 경기도 등지에서는 박대껍질묵을 벌버리묵 또는 벌벌이묵 이라고도 하는데, 묵을 썰어서 그릇에 담아 놓으면 탄력 때문에 묵이 부들거리는 거리는 모습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한편 박대껍질묵은 높은 온도에서 녹기 때문에 주로 추운 겨울에 해 먹는 음식이었는데, 추운 겨울에 벌벌 떨면서 먹는 음식이라 하여 그러한 이름이 유래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박대어는 함황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함량이 낮아 소화가 잘 되고 맛이 담백하여 노인이나 회복기의 환자에게 좋다.

특히 6~7월에 박대어는 찜이나 양념구이 등으로 조리되어 여름철 무더위에 잃었던 입맛을 돋우어 주는 별미로도 사랑받고 있다.

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